매일신문

왕창세일·점포정리·임대…동성로 경기침체 '직격탄'

▲ 대구를 대표하는 상권인 동성로를 중심으로 한 거리 상권이 경기침체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점포정리나 왕창세일 등을 내건 상가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윤정현 인턴기자
▲ 대구를 대표하는 상권인 동성로를 중심으로 한 거리 상권이 경기침체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점포정리나 왕창세일 등을 내건 상가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윤정현 인턴기자

지난 주말 대구 동성로. 수능을 치른 이후 등의 이유로 젊은이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의류, 신발, 액세서리 등 패션잡화와 음식점 등 5천여개 점포가 밀집해 있는 동성로의 주 고객은 고교생과 대학생 등 10, 20대다.

하지만 상인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상인들은 동성로를 찾는 사람들이 매년 감소한다고 입을 모았다. 20년째 동성로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모(49)씨는 "10년 전에 비해 매출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매년 매출이 20% 정도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를 대표하는 상권인 동성로를 중심으로 지하상가, 재래시장 등이 경기침체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가장 큰 요인은 대구지역에 모다아울렛, 올브랜, 퀸스로드 등 아울렛 매장이 너무 많이 생겨났다는 것. 기존 아울렛 대표 상권이었던 범어동 로데오타운에다 이들까지 가세하면서 30, 40대 중년층과 구매 목적을 가진 고객들이 동성로를 서서히 빠져나가고 있다. 최근엔 대구백화점 고객마저도 붐비는 동성로 상권보다 외곽으로 이동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동성로 매출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비싼 매장 임대료에 비해 수익률은 현저히 낮은 형편이다. 이러다 보니 매장의 교체속도가 빠르다. 계절별 신규 브랜드들의 런칭에 따라 매장간 교체가 잦게 이뤄져 수년동안 영업을 하고 있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다.

'임대'나 '가게정리' 등의 문구를 써붙인 가게들도 흔히 볼 수 있다. 문을 닫는 음식점이나 소규모 옷가게 등은 이동통신대리점 등으로 바뀌고 있다. 이 마저도 오래가는 경우는 찾기 힘들다. 2, 3달 주기로 계속 업종이 바뀌는 가게를 보는 일이 그리 어렵지 않다.

중구 남일동에 위치한 대구 최초의 복합상영관인 중앙시네마는 아예 문을 닫았다. 대구에 대형 복합상영관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난 데다 상권 마저 죽은 탓이다.

반월당 메트로센터도 사정은 마찬가지. 점포마다 '왕창세일' 등 안내문이 걸려 있었다. 지하철 승객이 늘면서 유동인구가 증가하지만 가게에 들어오는 사람은 찾기 어려웠다. 구두점 주인 이모(40)씨는 "정상 가격으로 팔면 손님이 아예 없다"면서 "무조건 싸게 팔아야 그나마 손님이 구경이라도 한다"고 말했다. 의류가게 주인 김모(38·여) 씨도 "고객들이 경기침체로 지갑을 열려고 하지 않는다"면서 "매출이 문을 열 당시보다 30~40% 감소했다"고 말했다.

재래시장 상황은 더 심각하다. 대구청과시장 대구상회 권순삼씨는 "30년 장사했지만 이렇게 장사 안되는 경우는 처음"이라면서 "작년만 해도 빈 점포가 없었지만 지금은 인근에 10여곳의 가게가 비어있다"고 말했다. 번개시장 우리농산 이상조씨는 "시장에선 장사가 안되고 호구지책이기 때문에 계속 문을 열어야 한다"면서 "변두리에 위치한 가게의 경우 사정이 더 심할 것"이라고 시장 상황을 전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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