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임금보다 고용안정 먼저" 노사 협력무드 확산

세계경제 불황 속에 국내 기업체에도 대규모 구조조정이 예견되면서, 고용안정 및 산업평화가 노동계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근로자의 임금이나 복지 향상보다 고용안정이 노사 협상의 우선 순위가 됐다는 현실이 노조활동을 위축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노사협력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구미공단의 경우 섬유 등 한계산업의 잇따른 파산과 장기 불황에 따른 대기업체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수년 전부터 노사분규 대신 노사 평화 분위기가 자리잡고 있다.

올 들어 구미공단 내 상당수 사업장들은 노사 협상에서 고용안정을 최우선 협상 과제로 삼았다. 2005년 구조조정을 둘러싸고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했던 ㈜코오롱 구미공장 노사는 지난해 4월 항구적 무분규 사업장 실현을 선언한 이후 최근 일자리를 보장하는 행복한 공장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17일 라디오연설에서 "구미의 한 대기업 노조가 2년간 일자리를 보장하는 대신 임금을 동결하고 원가절감운동 등 기업살리기에 앞장서서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며 코오롱 구미공장을 실례로 들기도 했다.

또 구미시 시설관리공단 노사는 지난 15일 '지방공기업으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조는 항구적으로 파업하지 않는 대신 사측은 직원들의 고용을 보장하고 처우를 개선하는 데 노력한다'는 내용의 노사평화 선언문을 채택했다.

한국노총 구미지부는 지난달 25일 구미 동락공원에서 산업평화 선포 기념식을 갖고 기념 식수를 했다. 이날 기념 식수는 상생의 노사관계로 노사가 윈윈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국노총 구미지부 이경열 기획부장은 "대규모 구조조정과 기업의 존립 자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고용조건 향상을 위한 투쟁보다는 고용안정에 노동운동의 무게를 두고 위기를 극복하자는게 노조원들의 전반적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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