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IPTV 공세…지역 지상파 방송 죽을 맛

IPTV(Internet Protocol TV)의 등장과 경제난이 겹치면서 지역 지상파 방송사가 사상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다.

KT가 지난 17일 실시간 IPTV 서비스인 '메가TV라이브'를 선보였고, 12월에는 지역에도 지상파 재송신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으로 현재 협상 중이다. IPTV 서비스가 실시되면 지역 방송사는 광고와 시청률이란 두 가지를 모두 잃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것이란 위기의식이 방송계에 팽배해 있다.

현재 협상에는 권역준수 조항이 들어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역에서 IPTV를 시청하는 경우 그 지역 지상파 프로그램을 실시간 재송신해 보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IPTV의 가장 강력한 서비스인 주문형 서비스(VOD)는 재송신 의무가 없어 시청자들은 광고 없이 입맛대로 프로그램을 골라 볼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지역에서 제작된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급감할 것이고, 광고수익도 크게 떨어질 것이란 예측이다.

한 방송인은 "서울의 무차별적인 프로그램 공세로 2, 3년 내에 지방에서 만든 프로그램이 없는 시대가 올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대로 가면 지역 방송사가 3~5년 내 중계소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했다.

현재 광고 사정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TBC의 경우 지난 10월 작년 동월 대비 광고수익이 25%나 급감했고, 대구MBC도 매년 10% 이상 광고수익이 줄어들고 있는 형편. 특히 2년 후에는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의 방송광고 독점 영업체계가 자유 경쟁체제로 전환되면서 최악의 사태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코바코의 조사에 의하면 경쟁체제로 전환되면 지역 방송사당 매년 40억~50억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거기다 서울 방송프로그램에 광고를 연계 판매하는 속칭 '끼워팔기'가 불가능해 지역 방송사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지역방송사의 수익 25%가 연계판매에 의한 것이다. 특히 종교방송과 민방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자구노력으로 제작비와 인건비를 줄이는 '슬림화' 작업이 고작이다. 이미 안동MBC의 경우 구조조정을 끝냈으며, 대구MBC도 곧 추진할 예정이다.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 IPTV란?=Internet Protocol Television의 약자로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해 방송과 동영상 콘텐츠를 TV로 제공하는 서비스. TV 수상기와 셋톱박스(STB), 인터넷 회선만 있으면 서비스업체가 제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입맛대로 골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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