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국 음식점 "양파 미워요"

치솟는 양파값 때문에 중국 음식점들이 '매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올해 대부분 농작물이 대풍(大豊)을 이뤘지만 유독 양파 생산량만 줄어 수급에 비상이 걸려 있다. 지난해 가격 폭락으로 생산 농가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양파값이 지난해에 비해 2배 가까이 오르면서 양파를 음식재료로 많이 쓰는 중국 음식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하루 100여 그릇의 자장면과 짬뽕을 판다는 대구 서구의 한 중국음식점. 하루 30kg가량의 양파를 쓴다는 업주 최모(45)씨는 "손님들이 생양파를 더 달라고 하면 김치와 깍두기를 대신 내놓고 있다"고 했다.

특히 양파가 많이 들어가는 간자장 경우 한 그릇에 반 알의 양파를 써야 하지만, 양파값이 비싸지면서 씹는 맛이 비슷한 양배추를 섞어 식탁에 내고 있다. 최씨는 "양배추 1통이 800원 정도로 싸기 때문에 넉넉히 넣으면 양파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농산물 유통업체에 따르면 지난해 kg당 평균 518원이던 양파는 올 초부터 오르기 시작, 7월에 800원, 11월 현재는 1천원을 넘어섰다. 소비자가격은 1천500원 안팎의 가격을 형성, 비싼 곳은 2천원을 넘나들고 있다. 성인 주먹 만한 크기의 양파 4, 5개가 1kg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시중에서는 개당 400원 안팎을 줘야 살 수 있다.

채소류로 유명한 팔달시장에서도 20kg 들이 한 망 경우 지난해 1만원 안팎에 살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2만2천~2만6천원까지 가격이 올랐다. 하루 20~30kg의 양파를 사용하는 중국음식점 경우 양파 때문에 매출액이 월 30만원가량 줄어든 셈이다.

중국음식점들은 이제 대표적인 서민 물가 지표인 자장면값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올해 봄철, 밀가루 파동 때도 자장면 가격을 올리지 않은 북구의 한 반점은 "양파를 덜 쓰면 자장의 달콤한 맛이 사라지기 때문에 무작정 양배추만 쓸 수도 없다"며 "양파값 말고도 밀가루, 식용유 등 모든 음식재료가 올라 자장면 가격을 3천원에서 3천500원으로 올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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