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년이 더 걱정" 경제위기 바닥은 어디일까

#한국전력은 "올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1조원 이상의 순손실이 예상되고 유연탄 가격 인상분까지 경영을 압박하는 등 내년엔 적자가 더 커질 전망"이라며 긴축경영차원에서 내년부터 전선을 땅밑에 묻는 전선 지중화사업을 잠정 중단한다고 19일 공시했다. 경영여건이 호전될 때까지 이 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것.

이 때문에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불똥이 떨어졌다. 대구시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마라톤코스 42.195㎞ 가운데 지중화되지 않은 구간 13㎞에 대한 지중화를 한전에 요청했었다. 하지만 지중화사업 잠정 중단으로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준비에 차질이 오게 됐다. 더욱이 대구는 전신주 지중화율이 21.9%로 서울(51.7%) 대전(46.2%) 광주(27.1%) 등에 비해 아주 낮은편이어서 대구의 타격은 더 크다.

#농협대구본부는 내년도 지점 신규 개설이 전혀 없는 것은 물론, 기존 점포도 적자를 내는 곳에 대해서는 폐점을 검토중이라고 했다. 농협은 퇴직 1년 전 보내던 교육도 전면 중단했다. 내년도에는 올해보다 더 혹독한 상황이 닥칠 것인 만큼 '최악의 해'가 될 내년을 대비, 줄일 수 있는 것과 없앨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것이다.

2009년을 불과 한달여 앞두고 2009년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잇따르면서 지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008년 하반기는 길고 긴 터널 입구의 시작일 뿐이며, 2009년이 본격적인 불황(Recession)의 정점이 된다는 것. 이에 따라 미리부터 허리띠를 졸라매는 기업들이 급증하고 있다.

영국계 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SC)가 19일, 내년 우리 경제가 1.4%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침내 1% 성장이라는 최악의 예측치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 은행이 지난 6월 내놨던 성장률 전망 보고서에서는 우리 경제가 내년 5%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번에 대폭 하향 조정했다. 미국과 EU 등 주요 선진국의 경기침체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신흥국가들의 성장률이 크게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수정.

실제 세계경제 침체로 인한 교역 감소로 인해 정부는 수정예산안을 편성하면서 내년 56억달러의 무역적자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SC의 전망대로 우리 경제가 1%대 성장에 그친다면 외환위기 때인 1998년(마이너스 6.9%) 이후 최악의 저성장에 직면하게 된다.

이에 앞서 스위스 UBS은행도 한국 성장률을 1.1%로 전망했었다.

특히 우리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의 나침반인 미국의 경기침체가 1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미국 중앙은행 통화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19일 시사, 공포는 더욱 커지고 있다.

내년 최악의 글로벌 경기침체가 닥칠 것으로 예고되면서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2003년 3월 이후 처음으로 8,000선이 무너져 마감되는 등 폭락, 5년여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금융회사들은 이른바 '경기민감업종'에 대한 대출을 중단하는 등 '내년'에 대한 대비에 들어갔다. 실업자 양산에 따라 식당 창업이 늘어날 것에 대비, 식당에 대해 대출관리에 들어갔다. 또 여관, 병원 등 경기를 많이 타는 업종도 대출이 어렵다고 은행들은 밝히고 있다.

대구노동청도 내년도에 '실업자 양산'이 빚어질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을 하고 있다. 대구노동청 산하 대구종합고용지원센터는 이달부터 대구경북지역 주요 공단을 돌며 '고용유지 지원제도' 설명회를 갖고 있다. 고용조정이 불가피한 사용자가 근로자를 감원하지 않고 휴업, 휴직, 훈련 등의 고용을 유지하는 경우 고용지원센터가 이를 지원하는 제도가 있는 만큼 기업들이 이를 활용, 감원 규모를 최소화시키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완영 대구노동청장은 "경기가 급락하면서 올해보다는 내년에 정말 혹독한 양상이 우려된다. 기업 한 곳이 1명이라도 더 고용하고 1명의 일자리라도 더 지켜줘야 사회 혼란을 최소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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