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백화점들, 명품브랜드 '유치-수성' 불붙었다

▲ 대구지역 백화점간 명품 브랜드 유치전이 점화됐다. 현대백화점이 최근 명품브랜드 50여개 업체를 대상으로 가진 사업설명회. 현대백화점 제공
▲ 대구지역 백화점간 명품 브랜드 유치전이 점화됐다. 현대백화점이 최근 명품브랜드 50여개 업체를 대상으로 가진 사업설명회. 현대백화점 제공

대구지역 백화점들간 명품브랜드 유치전이 치열하다. 명품브랜드 유치에 따라 백화점의 매출과 위상이 높아지기 때문. 3년 뒤 문을 여는 현대백화점이 벌써부터 해외 명품브랜드를 대상으로 대규모 유치 설명회를 가짐에 따라 대구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은 수성전략에 고심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선전포고'

현대백화점은 최근 해외 명품브랜드 50여개 업체를 대상으로 대구시 상권 및 발전현황과 대구점의 기본계획을 알리는 설명회를 가졌다. 명품브랜드 관계자들은 대구시내와 현대백화점 사업지를 둘러봤으며, 대구 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행사는 현대백화점이 명품브랜드의 대구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것. 통상적으로 해외 명품브랜드 국내지사는 국내 브랜드와 달리 글로벌 본사를 대상으로 앞으로 3개년 계획을 보고해야 한다. 이에 따라 현대 측은 2011년 백화점 입점에 맞춰 설명회를 개최한 것.

또 서울지역의 중심 백화점인 현대 본점, 무역점을 능가하는 명품브랜드 확보를 위한 전초전이기도 한다. 특히 이번 사업설명회에는 대구지역에 진출하지 않은 '에르메스'와 '드비어스' 관계자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명품브랜드 업체들이 50개 이상 참석한 것은 현대백화점 대구점의 입지와 규모를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라면서 "가능한 한 많은 브랜드를 유치하기 위해 업체들과 지속적인 조율과정을 거치겠다"고 밝혔다.

◆명품 '나홀로 호황'

이처럼 백화점들이 명품 브랜드 유치에 '올인'하는 이유는 명품의 매출 비중이 높은 데다 명품 브랜드 유치에 따라 백화점의 위상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명품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로 인한 내수부진에도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에 따르면 1~10월 IWC, 롤렉스, 태그호이어, 에르메스, 크로노스위스 등 해외명품 손목시계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3%나 증가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유명 해외 명품 브랜드가 신상품을 속속 출시함에 따라 연말까지 해외 명품 손목 시계의 매출 신장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의 경우 올들어 10월까지 총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6%에 그친 반면 명품 매출은 같은 기간 11%로 두배에 이른다. 대구백화점도 1~10월 총매출 증가율은 지난해에 비해 4%에 불과한 반면 명품 매출은 같은 기간 11% 상승했다. 특히 대구백화점의 10월 명품매출 신장률은 총매출액 신장률의 7배나 됐다.

◆대백·롯데 수성 고심

대구백화점과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바짝 긴장하면서 수성전략 마련에 나서고 있다. 대구의 시장 규모를 따지면 명품 브랜드는 2개점이 적정 수준이기 때문. 현대백화점이 한 브랜드를 유치할 경우 대구백화점과 롯데백화점 중 한 곳은 명품브랜드를 놓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실제로 지난 2003년 롯데백화점 대구점이 입점할 당시 동아백화점의 명품브랜드가 일부 이탈했다.

하지만 기존 백화점의 명품브랜드 이탈이 단기간에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기존 백화점 점포에서의 고정고객 등 이점이 있기 때문에 현대백화점 대구점 입점에 맞춰 바로 옮겨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지역 백화점 관계자는 "현대백화점이 입지와 규모를 앞세워 명품브랜드를 유치하면 기존 입점 업체의 이탈이 서서히 가속화될 것"이라면서 "입점한 명품브랜드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한편 초우량고객에 대한 서비스도 강화해 명품브랜드 이탈을 막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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