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전상품 찾는다면…고금리 '은행 후순위채' 어때요?

▲ 안전성을 가진 고금리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은행들이 금리를 높게 쳐주는 후순위채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사진은 대구은행 창구의 후순위채 판매 모습. 이 은행은 연 8.0%짜리 후순위채를 팔고 있다.
▲ 안전성을 가진 고금리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은행들이 금리를 높게 쳐주는 후순위채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사진은 대구은행 창구의 후순위채 판매 모습. 이 은행은 연 8.0%짜리 후순위채를 팔고 있다.

#통화당국이 잇따라 정책금리를 내렸고 대통령까지 나서 시장 금리 인하를 위한 압박에 들어갔지만 시장의 반응은 요지부동이다,

주식시장이 무너져내리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고금리를 안겨주는 안전상품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있는데 금리가 내린다면? 정부와 통화당국의 태도로 봐서는 금리가 결국 하락기로 접어들 것이란 예측이 우세하다.

이 때문에 최근 은행들이 잇따라 발행하고 있는 후순위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리를 높게 쳐주는 후순위채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장기 여유자금이라면 '후순위채' 좋다

후순위채권은 이름 그대로 채권이다. 대구은행은 최근 8.0%짜리 후순위채를 발행, 판매 중인데 연 8.0%라면 7%대 안팎인 정기예금 상품보다 훨씬 낫다.

그런데 채권 이름이 왜 후순위일까? 이 채권은 발행한 은행이 파산했을 때 예금채권 등 선순위채권에 이어 지급이 가능한 채권이다. 즉 다른 권리에 밀리는 후순위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위험한 채권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은행이 완전히 파산한 경우가 아니라면 합병이나 감자가 있더라도 권리가 유지되며 외환위기 당시에도 우리나라에서 후순위채권이 상환되지 못한 사례는 없었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은행이 망할 염려가 지극히 낮다는 것이 대체적 분석. 은행이 발행하는 후순위채는 안전자산이라는 것이다.

후순위채는 발행조건이 매월 이자지급식과 분기별 지급식 등으로 선택이 가능한 데다 이자를 받지 않고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더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다는 매력도 있다.

또 전세계에 장기불황이 닥친 마당에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주요 나라 통화당국이 적어도 2, 3년간은 저금리 기조를 끌고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고금리 후순위채에 대한 구미를 당기게 하는 요인이다.

◆점검해야 할 것

그러나 꼼꼼히 챙겨야할 부분도 있다. 우선 후순위채 발행기간은 보통 5∼7년이다. 금리를 많이 쳐주는 대신 자금이 장기간 묶이는 것이다. 장기자금을 운용하고자 하는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장기적으로 안정적 이자를 받으려하는 은퇴자에게 적합하다.

후순위채권은 중도 환매가 어렵고 예금자 보호도 되지 않는다. 중도에 환매를 원하는 사람이 있으면 은행이 후순위채 매입 의사가 있는 투자자를 찾아 연결해주는 식으로 환매가 이뤄지긴 하지만 쉽지는 않다.

가입 시점 때 정한 이자 수령 방식을 중간에 변경할 수 없는 것도 후순위채의 약점. 예를 들어 처음에 매달 이자를 지급받는 이표채를 선택하면 중간에 만기 때 이자를 한꺼번에 받는 복리채로 바꿀 수 없다.

◆후순위채는 인기몰이 중

후순위채는 발행기간이 5년 이상일 경우 자기자본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늘려야하는 은행들이 최근 잇따라 발행하고 있다. 자기자본비율을 늘려야하는 은행들의 목표와 한 푼의 이자라도 더 주고, 안전성까지 담보되어야 하는 상품을 찾고 있는 요즘 투자자들의 수요가 맞아떨어지면서 후순위채는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BIS 자기자본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한시 판매에 돌입한 후순위채가 시중자금을 무섭게 빨아들이고 있다. 시중은행들 가운데 처음으로 후순위채 창구판매에 나섰던 국민은행은 지난 10일 판매 시작 며칠 만에 목표 물량을 모두 채운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은 5년 6개월 만기에 연 7.7% 이자를 내걸었다. 신한은행도 17일부터 28일까지 7천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영업점 창구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금리는 연 7.7%, 채권만기는 5년 6개월로 최소판매단위는 1천만원이다.

19일부터 후순위채 판매를 시작한 대구은행은 시중은행보다 금리를 훨씬 더 높게 쳐준다. 대구은행은 1천500억원 상당의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데 발행금리는 연 8.0%. 하지만 금리가 다소 센 반면 채권기간은 6년 3개월로 다른 은행에 비해 길다. 개인은 물론, 법인고객(정부, 지방자치단체 포함)도 살 수 있고 최저 500만원 이상으로 100만원 단위로 가입할 수 있다.

대구은행에 따르면 매 3개월마다 이자를 받는 후순위채권 1억원어치를 사면 3개월마다 이자가 약 169만2천원(세후), 만기수령 상품에 가입하면 만기 때 받는 돈이 약 1억5천419만5천267원(세후)이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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