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운동회날이었다. 아이들과 학부모와 지역의 축제인 이 날은 모두가 신나는 날. 그런데 우리 반 한 학생이 갑자기 배가 아프다며 괴로워했다. 담임인 내가 보건실로 데려가면 좋으련만 이제 막 2학년 무용 입장순서가 임박해 당황스러웠다. 그런 내 모습을 본 학부모 한 분이 "선생님, 염려 마십시오. 제가 보건실로 데려가겠습니다"하며 학생을 업고 보건실로 내달렸다. 그리고 급성 장염 증세가 있다는 보건 선생님의 얘기를 듣고 곧바로 병원까지 자신의 승용차로 데려가서 치료를 받게 한 것이 바로 이상락씨와의 첫 대면이다.
세 자매를 낳은 후 어렵게 얻은 아들 태강이의 무용하는 모습도 뒤로한 채 병원으로 달려가는 그 마음이 정말 남다르다는 생각이 들었고 몇 번 대화를 나누면서 이 분은 어려운 이웃을 보면 힘 자라는 데까지 돕는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진 분이라는 걸 알게 됐다. 스카우트 하이킹 등 학교 행사에도 대원들을 출발지까지 데려다주는 데 도움을 주는 한편 하이킹 코스의 베이스를 맡아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봉사하기도 했다.
대구지방국세청에 근무하다 정년퇴임한 중학교 동창으로부터 우연한 기회에 이 분에 대한 자세한 면모를 듣게 됐다. 청렴하고 인정 많은 분이라고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공무 수행 중에도 형편이 어려운 납세자의 사정을 듣고는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 쌀을 사주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선행을 여러모로 실천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시절 봉사활동을 하다 부인을 만나 결혼한 후 1992년부터 지금까지 매월 복지재단에 기부금을 내고 있으며, 2006년엔 매일신문에 난 기사를 읽고 적지 않은 성금을 기탁하기도 하였단다. 지금도 직장 내 봉사단체 행사에 자녀들도 함께 참여하는 등 섬김과 나눔의 선행을 실천해 가는 이상락씨는 점점 각박해져가는 이 시대에 훈훈한 마음을 전해주는 귀한 분이라 생각된다.
최교윤 경산동부초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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