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저 뽑아주세요" 달성공단 취업박람회 가보니…

▲ 20일 열린 달성공단 취업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기업체들의 직원 채용 계획등이 적힌 자료판을 보면서 응시 원서를 작성하고 접수하느라 분주하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 20일 열린 달성공단 취업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기업체들의 직원 채용 계획등이 적힌 자료판을 보면서 응시 원서를 작성하고 접수하느라 분주하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미국발 금융위기 등으로 내수경기마저 꽁꽁 얼어붙어 '어렵다. 어렵다' 하더니 정말 취업하기 어렵네요."

2008 달성공단 취업박람회가 열린 20일 오후 달성군민체육관에서 만난 구직자들의 한결같은 이야기는 "취직하기 어렵다"는 말이었다. 규모가 크거나 화려하지 않고, 수만명이 몰려드는 것도 아니지만 11년째 실속 있고 취업률은 전국 최고를 자부할 정도의 달성공단 취업박람회(본지 18일자 2면 보도)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1천300여명의 구직자들이 일자리를 찾기 위해 박람회장을 찾았다. 구인업체들은 (주)모간, 평화산업(주) 등 42개 업체가 참가했다.

◆갈수록 어려운 취업

경일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는 4학년생이라고 신분을 밝힌 3명은 "멀리 경산 하양에서 찾아 왔는데 이날 취업박람회에 참여한 기업들이 주로 생산직을 채용하려는 업체가 많아 취업할 곳이 마땅치 않다"면서 "이왕 이곳까지 왔으니 몇군데 이력서를 내고 면접도 보고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맘 때면 선배들 중 제법 많은 수가 취업을 했는데 올해는 세계적인 경제 위기 때문인지 취업자가 많지 않다"면서 "사회에 첫 출발을 힘차게 내딛어야 하는데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직장을 구해야 하는 억세게 운도 없는 세대"라고 말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취업박람회가 열리는 이곳 저곳 찾아가 보고, 정보도 알아보고 있지만 취업하기 정말 어렵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달성공단 자동차 부품 하청업체에서 10월까지 일을 했었다는 40대 아주머니 2명은 "이달들어 규모가 큰 자동차 부품업체의 특근과 야근이 없어지면서 자연스럽게 하청업체 일감이 주는 바람에 우리가 제일 먼저 짤렸다"면서 "자식들 공부시키고 먹고 살려면 단순 생산직이라도 일을 해야 하는데 취업 하기가 너무 어려워 답답한 마음에 이곳을 찾았다"고 했다. 옆에 서 있던 50대 아주머니는 "젊은이들도 이렇게 많이 찾아와 취업하려고 야단인데, 우리같이 나이 많은 여자들은 뽑으려고 하지도 않아 큰 걱정"이라고 말하면서도 각 부스를 열심히 찾아 다녔다.

이날 박람회장에는 교복을 입은 고3 학생들의 모습도 많이 뛰었다. 주로 전문계 고교생들인 이들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3학년 2학기만 되면 많은 선배들이 취업을 했는데 올해는 기업체들이 신규 인력을 덜 뽑고 재직자들도 해고되는 마당이라 취업이 하늘의 별따기"라고 했다.

◆업체들은 구인난

구직자를 구하기 위해 나온 평화씨엠비(주) 관계자는 "고졸 이상 전기 관련 자격증을 소지한 경력직을 2, 3명 모집하려고 하는데 달성공단이 대구 시내 지역과 멀리 떨어져 있어 그런지 의외로 회사가 필요한 경력자들이 많이 접수하지 않았다"면서 "정작 젊은 사람들 중에는 각종 자격증 취득 등 준비가 덜 된 사람들이 많고 퇴직한 구직자들 중에는 연령이 너무 높아 채용하기가 그렇다"고 말했다.

폴리에스테르를 주로 생산하는 신일산업(주) 김경락 총무과장은 "섬유관련 산업이 3D업종이어서 고령자와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이 근무하는데 일부 우수한 인력으로 대체하가거나 보강하면 생산성 증대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나왔다"면서 "20여명의 면접자 중에서 채용하고 싶은 사람들이 꽤 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달성산업단지관리공단 이진목 기업관리과장은 "이날 취업박람회에는 구인·구직난을 반영한 듯 1천300여명이 찾아와 성황을 이루었다"면서 "올해는 신규 구직자들보다 하청 업체 등에서 일하다 2, 3주 전에 퇴사를 했거나 현재 재직중인 근로자들 중에서도 조만간 있을 감원 등에 대비해 더 나은 직장을 알아보려고 찾아 온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날 구직자들은 1차 면접에 이어 조만간 면접 등을 통해 취업의 기회를 갖게 된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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