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융시장 '예측불가'…혼란 거듭

21일 코스피지수가 900선 가까이로 밀렸다가 순식간에 1,000선을 뚫고 올라갔는가 하면, 원/달러 환율은 장중 진폭이 50원에 이르는 등 금융시장이 완전한 '도깨비 장세'를 연출했다.

예측 불가능한 상황으로 혼란 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가, 롤러코스터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55.04포인트(5.80%) 오른 1,003.73을 기록하며 9거래일만에 상승했다. 지수는 미국 증시 급락 여파로 18.95포인트(2.00%) 내린 929.74로 출발, 한때 914선까지 밀려내려가면서 900선 붕괴 직전에 이르렀다.

그러나 오후 들어 믿기 어려운 상황이 나왔다. 갑작스레 상승 반전하더니 단숨에 1,00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은 9일만에 '사자'에 나서면서 지수상승을 이끌었다.

코스닥지수 역시 이날 하락세로 출발해 한때 263선까지 밀렸지만 상승으로 전환해 전날보다 17.06p(6.25%) 급등한 290.12로 장을 마쳤다.

이날 단연 눈길을 끈 것은 조선주였다. 일제히 상한가로 치솟았다.

21일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한진중공업, STX조선 등은 일제히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조선주가 일제히 급등한 것은 나흘 연속 낙폭이 과대해 저평가 매력이 커진데다가 연말을 앞두고 배당 매력이 크게 부각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지만 최근 조선주가 상한가와 하한가를 반복하고 있어 이날 나타난 것처럼 변동성은 더욱 커질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증시 왜 이리 올랐나?

급등 원인을 둘러싸고 해석이 분분하지만 투자자들에게 확 와닿는 분석은 드물다.

일단 전문가들은 단기 낙폭 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라는 의견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증시는 8일 연속 약세를 이어오며 낙폭이 200p가 넘는 상황이었다.

씨티와 AIG그룹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될 조짐을 보인 것도 원인으로 꼽혔다. 전날 중동 자본이 씨티그룹의 지분을 확대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씨티가 회사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었다. 중국 국부펀드와 보험회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미국 최대 보험업체 AIG 산하 알리코의 지분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전해진 것도 투자심리 회복에 일조했다.

또 증시안정펀드에 따른 수급 개선 기대감도 국내 증시가 이날 유독 두각을 보인 원인으로 제시됐다. 아시아 증시와 나스닥 선물 지수가 동반 상승했지만 국내 증시의 상승폭이 유난히 컸던 것.

증시 안정을 위해 증권유관기관들이 조성한 5천150억원 규모의 공동펀드는 이날 약 1천억원가량 물량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됐다. 투자자들의 심리 안정에 일단 기여한 것이다.

◆환율도 널뛰기

21일 우리 외환시장에서 1달러값은 전날보다 달러당 2.00원 내린 1,49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3.00원 오른 1,500.0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으나 1,491.00원으로 밀린 뒤 다시 1,525.00원으로 급등하기도 했으나 막판 하락 반전하면서 50원의 진폭을 기록했다. 국내 주가의 급반등 영향으로 환율이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원/엔 환율도 오후 3시 기준으로 전날보다 100엔당 3.86원 상승한 1,575.84원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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