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터뷰]국회 운영위원회 김성곤 수석전문위원

국회 운영위원회 김성곤(51) 수석전문위원은 차관보급으로 대구경북 출신 국회 사무처 직원 중 가장 직책이 높다. 지난 2006년 환경노동위 전문위원으로 있다가 같은 해 수석전문위원으로 승진했고, 앞서 '국회직의 꽃'으로 불리는 의사국장을 지냈다.

김 전문위원은 사무처 내에서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한 사람으로 꼽힌다. 의사과장으로 있던 지난 1996년에는 '올해의 공무원'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각 기관에서 1명만 선발하는 해외여행 대상자로 뽑혀, 항공기 비즈니스석 티켓 두장을 부상으로 받았다. 그는 이를 이코노미석 다섯장으로 바꿔 가족들 모두를 데리고 이탈리아, 프랑스, 스위스 등지를 여행했다고 한다. 그는 "가장으로서 매우 뿌듯했다"며 "의사과장 시절 오전 7시 출근, 오후 10시 이후 퇴근하는 생활을 몇년 동안 계속하다 보니까 윗분들이 잘 봐준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런 성실성 덕분에 환경노동위 전문위원으로 있을 때 당시 환노위원장이었던 홍준표 의원의 눈에 띄었다. 이후 홍 의원이 원내대표로 취임하면서 그를 운영위로 데리고 왔다.

그의 말투는 느릿느릿했다. '성격 급한' 경상도 출신 기자가 인터뷰하기에는 다소 답답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상주가 고향인 그는 대전에서 충남고를 졸업했다. 김 전문위원은 "자랄 때 집안이 가난해서 누님이 살고 있는 대전에서 고교를 졸업했다"며 "상주가 대전과 멀지 않은 것도 대전 유학의 한 이유였다"고 말했다.

고교를 졸업하고 영남대 행정학과(76학번) 야간에 입학했다. 낮에는 갖가지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벌고, 밤에는 쏟아지는 잠과 싸우면서 공부에 매진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경북대 대학원을 다닐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다가 대학원 2학년 재학 중 입법고시에 합격하고 군(K2 공군기지)에 입대했다. 그는 "당시 입대를 앞두고 시험 때문에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말했다. 요즘도 당시의 중압감 때문에 악몽을 꾼다고 한다.

그는 국회에서 손꼽히는 중국통이기도 하다. 지난 2004년부터 2년 동안 중국사회과학원에서 공부했고, 중국에 지인(知人)도 많다. 지난 8월 서울에서 열린 세계철학대회에 중국 대표로 참석한 사회과학원 정치연구소 판닝 부소장은 대회에 참석한 동료들과 함께 김 전문위원을 찾기도 했다.

2년간의 짧은 중국생활이지만 현지의 저명한 인사들을 친구로 두게 된 것은 그가 동양사상과 문화에 대한 풍부한 지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독서가 취미인 그는 많은 책을 읽었다고 한다. 또 1년에 100권 이상 책을 구매한 적도 있다고 했다. 특히 40대 이후에는 사서삼경(四書三經) 등 동양사상과 관련된 책들을 많이 읽었다. 지금까지 주역(周易)만 60~70차례나 읽었다고 했다. 사서삼경을 인용하면서 대화하면 중국의 식자들은 매우 좋아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일반인들은 주역을 단순히 점(占)을 보는 책으로 여기지만 실제 주역에는 너무나 풍부한 삶의 지혜가 숨어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를 그만두게 된다면 중국과 관련해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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