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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맹부·맹모 다이어리] 자녀 '신문 일기' 지도한 김성혜씨

▲ 김성혜씨는 딸 유나가 신문일기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무척 논리정연해졌다고 말한다. 전창훈기자
▲ 김성혜씨는 딸 유나가 신문일기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무척 논리정연해졌다고 말한다. 전창훈기자

대구 동평중 3학년 정유나(15)양의 집에는 두툼한 스프링 노트가 6권이나 있다. 바로 유나의 보물 1호인 '신문일기'다. 어머니 김성혜(41·대구 북구 구암동)씨는 "덕분에 국어나 사회, 역사 등의 과목은 별도로 공부를 하지 않아도 늘 100점을 받아온다"고 자랑했다.

유나가 신문일기와 인연을 맺은 것은 초교 1학년 때부터 다닌 가족 여행이 계기가 됐다. 평소 여행을 자주 갔던 김씨 가족은 두 달에 한차례 정도는 꼭 2박3일이나 3박4일을 잡아 여행지에서 숙박을 했다. "1년에 한 지역을 잡죠. 그리곤 1년 내내 그 지역만 여행을 했어요. 예를 들어 전라도를 선택하면 1년 내내 한 달에 한번은 그 지역의 문화유산이나 구경거리를 찾아다녔죠. 그 지역의 특성을 샅샅이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죠."

김씨는 여행을 다녀오면 반드시 유나에게 여행 신문을 만들게끔 했다. A4용지에 행선지가 어딘지, 어떤 걸 봤는지, 또 느낀 점은 무엇인지를 기록하고 관련 그림을 그리거나 붙이면서 마치 한 권의 책을 만들 듯 여행신문을 제작하게 한 것.

"처음엔 추억거리가 될 것 같아 만들어보라 권유했죠. 그랬더니 여행하면서 기록도 하고 인터넷이나 신문을 보면서 자료도 찾더라고요. 그때부터 자연스레 자료 수집에 취미가 붙었고 신문 보는 것도 익숙해진 모양이에요. 초교 4학년 때부터는 좋아하는 부분을 골라 신문을 읽더니 초교 6학년 때부터는 신문의 전반적인 내용을 읽으면서 신문 읽기가 생활화됐죠."

신문일기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것은 중 1 때부터다. 매일 신문을 꼼꼼히 보면서 중요한 부분을 스크랩해두었다 주말 1, 2시간을 투자해 스크랩한 부분을 노트에 붙이고 요점이나 자신의 생각이나 관점 등을 기록하고 있는 것.

예전엔 집에 배달되는 한 종류의 신문을 보다 지금은 독서실에서 세 종류의 신문을 매일 꼬박꼬박 읽고 일기를 작성한다고 한다. "신문을 보면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파악할 수 있어 재밌다고 하더군요. 요즘은 시사적인 이야기가 나오면 남편이나 저나 유나에게 먼저 물어볼 정도예요."

김씨는 유나가 신문을 꾸준히 읽고 신문일기를 작성하면서 논리력이 무척 좋아졌다고 말한다. "논술 수업 시간에 토론을 할 때 두 팀으로 갈리잖아요. 그러면 다른 학생들이 항상 유나와 같은 팀을 하려고 해요. 유나와 다른 팀이 되면 토론에서 이길 수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래요."

유나는 신문 읽기뿐 아니라 책 읽기도 둘째 가라면 서럽다. 한 달에 25권 정도의 책을 읽을 정도로 독서광이다. "어렸을 때는 역사나 자연 등을 테마로 하는 전집을 많이 사주었죠. 그러다 초교 6학년 때부터는 자신이 서점에 가서 좋아하는 책을 골라 구입하더라고요. 선생님 이야기로는 학교 도서관도 거의 유나가 차지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유나는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신문에 소개되는 미술전시회와 음악, 영화, 뮤지컬 공연도 찾아 나서면서 문화 생활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이를 위해 용돈을 짬짬이 모아놓는다는 것. 김씨와 가더라도 비용을 각자 낼 정도라고 한다. "유나는 신문을 통해 세상과 소통을 하는 것 같아요. 신문 읽기를 계속 해서인지 부모가 행동을 잘못하면 지적도 하는 등 정의감도 남다르죠."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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