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AR, 동화책을 만나니 주인공들이 살아 움직이네

'한울네오텍', 증강현실솔루션기술(AR) 선도

웹캠(Web-Cam)이 장착된 디스플레이 앞에서 동화책을 펼치자 3D(3차원) 입체화면으로 동화책 주인공들이 말을 하면서 움직인다. 또 공룡이 화면으로 걸어나와 뛰어다니고 글씨도 불쑥 튀어나와 날아다닌다. 실내에서 캠코더를 허공에 비추자 디스플레이 속에서 실내 환경을 배경으로 자동차가 전시돼 자동차 외관은 물론 내부도 실제처럼 볼 수 있다.

이것은 실제 환경과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을 혼합하는 증강현실(AR·Augmented Reality·혼합현실) 솔루션 기술의 결과.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 입주기업 한울네오텍(www.hanulneotech.co.kr)이 AR을 적용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 주목받고 있다. 방송국이나 일부 대기업에서 테마파크용 등으로 AR 솔루션을 개발·적용하고 있지만 개인 유저(User)나 분야별 소규모 비즈니스 솔루션을 개발한 것은 사실상 국내 최초다.

한울네오텍 김상학 부사장은 "증강현실 솔루션은 교육용 콘텐츠는 물론 제품설명회, 자동차, 건축, 인테리어 등 상업화 소재가 무궁무진하다"면서 "내년 하반기부터 AR 시장이 급팽창할 것으로 보여 IT 신성장 동력산업이 될 것"이라고 했다.

◆AR의 개념과 적용분야

AR은 가상현실의 한 분야로 실제 환경에 가상 사물을 합성해 원래의 환경에 존재하는 사물처럼 보이도록 하는 컴퓨터 그래픽 기법이다.

동화책을 인형극 보듯이 볼 수 있고 과학적인 현상과 실험을 실제처럼 학습하게 하면서 마치 마술같이 느끼게 해준다. 영화에서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 달리던 자동차가 갑자기 로봇으로 변신, 거리를 활보하며 한바탕 멋지게 싸움을 벌이는 장면이 AR을 적용한 것이다. AR은 사실감이 떨어지는 가상현실보다 더 실제감을 느끼고 몰입할 수 있어 시각적인 측면에서 훨씬 매력적.

AR 기술은 다양한 콘텐츠와 결합되고 있다. 모터쇼장에선 카메라를 통해 비추어진 무대 위에 내부구조에서부터 외관까지 생성되고 있는 자동차의 모습을 볼 수 있게 하고 간단한 동작으로 자동차의 색상을 바꾸거나 회전시키며 디자인을 설명할 수도 있다. 건축회사들은 모델하우스의 건립과 운영예산, 환경과 공간상의 문제로 사이버 모델하우스로 전환하고 있는데 많은 건설업체들이 모형을 만들지 않고서도 실물처럼 프레젠테이션을 할 수 있는 AR 기술을 적용하려 하고 있다.

AR 기술은 자동차의 디자인작업 과정에서 1대 1 모형을 실제로 만들지 않고도 빠른 시간에 새로운 디자인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실제 공간에서 하는 것처럼 가상의 자동차를 컨트롤러로 운전하며 외부 및 내부에 대한 실시간 시뮬레이션을 가능하도록 해준다.

◆한울네오텍 개발솔루션

AR 인식엔진(기반 솔루션)은 독일의 메타이어와 프랑스의 토털이멀션이 적용되고 있는데 토털이멀션은 방송국이나 테마공원용 등인데 비해 메타이어는 개인 유저들을 위한 솔루션으로, 국내에서는 한울네오텍이 비즈니스화를 가장 발빠르게 하고 있다.

한울네오텍의 첫 작품은 헤어스타일 시뮬레이션. 25일부터 엑스코에서 열리는 미용박람회에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국내 및 134개국에 특허출원돼 있다. 웹캠이 설치된 디스플레이 앞에 앉아 입력된 다양한 스타일의 머리형을 얹으면 실물과 같이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고 프린터로 꾸미고 싶은 스타일 사진까지 뽑을 수 있다. 마음에 드는 헤어스타일로 증명사진도 마음대로 찍을 수 있고 머리형을 프린트해 미용실에서 같은 모양으로 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기존 디지털카메라를 통한 머리형 입히기는 정지 화면이어서 실물감이 없다. 한울네오텍은 마케팅대행사인 (주)애드머니를 통해 대구경북의 이·미용실에 우선 설치할 계획이다.

한울네오텍은 대구시와 함께 대구 스타기업을 비롯한 주요 기업들의 카탈로그 제작사업도 시행할 계획이다. AR 카탈로그가 제작되면 디스플레이 속에서 실물과 같이 볼 수 있고 원하는 사양으로 디자인하거나 줄이고 늘일 수 있어 바이어가 공장을 방문하지 않더라고 제품을 신뢰할 수 있게 된다. 오디오나 동영상까지 지원가능, 다양한 형태로 제품설명을 연출할 수 있다.

또 한울네오텍은 경주세계문화엑스포나 박물관, 전시관 등의 유물에도 AR을 적용, 설치할 계획으로 관계기관 등과 협의 중에 있다. 솔루션이 설치된 박물관에 가서 서기만 하면 신라왕관을 쓰고 실제 왕관을 쓴 것처럼 생생한 모습을 보거나 사진도 찍을 수 있게 된다.

◆AR 국내 선도도시로

AR 기술이 건축, 인테리어, 산업입체영상, 가상쇼핑몰, 공간설계 및 편집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가능하고 시장이 급팽창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전문가들은 대구가 이 분야를 선점·육성해야 한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한울네오텍이 AR 기술을 선도하고 있지만 지역 기업들이 사업을 하기에 현실은 너무 척박하다. 디스플레이, 테스트 장비 등을 갖추려면 5억~6억원의 비용이 드는 데다 기본 솔루션 제작 하나 하는 데만 6천여만원이 들기 때문.

이 때문에 AR 기술을 차세대 디스플레이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DIP에 기업들이 공동으로 장비를 활용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갖추고 각종 지원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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