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위기일수록 사람이 재산" 고용지원금 신청 몰린다

빠른 시일내 경기회복이 어렵다고 판단한 기업들이 당분간 감원하지 않고 노동부의 고용유지지원금으로 버티면서 경기침체 극복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무조건 사람부터 줄이고 보자며 감원을 최우선책으로 삼았던 10년 전 외환위기 사태 때와는 크게 달라진 것으로, 많은 기업인들이 당장은 어렵지만 희망을 갖고 향후 경기가 회복될 때를 기다리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구노동청 집계 결과 대구권에서만 이달 14곳의 사업장에서 고용유지지원금 신청이 들어왔다. 경주지역에서는 자동차 부품업체를 중심으로 이달 들어 휴업계획서와 함께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한 업체가 20곳에 육박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경기가 좋다는 평가를 받았던 포항에서도 최근 포항종합고용지원센터에 지원금 신청절차 등을 묻는 전화가 하루 평균 30건을 넘고 있다. 또 100여개 포항공단 입주업체의 인사·노무 담당자들의 모임인 '노무관리자협의회'는 고용유지지원금 안내를 받겠다며 단체교육을 요청하기도 했다. 포항종합고용지원센터 관계자는 "현재 추세로 미뤄 12월부터는 지원금 신청이 쇄도할 것으로 예상돼 업무 담당자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한 포항의 한 업체 대표는 "당장 일거리가 없어 휴업했지만 '사람이 최대 자산'이라는 생각으로 감원하지 않고 경기회복을 기다리는 중"이라며 "외환위기 사태 때 감원해봤으나 경기회복기에 숙련자가 없어 기회를 놓친 경험 때문에 감원은 최후의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GM대우가 다음달 1일부터 전면 휴업에 들어갈 예정인 가운데 GM대우를 최대 납품처로 삼고 있는 한국델파이 및 한국델파이 협력업체들이 연쇄적으로 휴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대구노동청은 다음달 한국델파이를 비롯해 한국델파이 1차 협력업체 110여곳이 고용유지지원제도 신청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고용유지지원금=불황 등으로 고용조정이 불가피한 사업주가 근로자를 감원하지 않고 일시휴업·훈련·휴직·인력재배치 등을 통해 계속적인 고용을 유지할 경우 노동부가 임금의 최대 4분의 3(대기업은 3분의 2)을 지원해주는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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