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개성공단 인원축소·관광중단…지역업계 대책마련 비상

▲ 개성공단에 입주해 있는 대구의 (주)평안 개성공장에서 북한 근로자들이 침구류를 손질하고 있다. 사진제공 (주)평안
▲ 개성공단에 입주해 있는 대구의 (주)평안 개성공장에서 북한 근로자들이 침구류를 손질하고 있다. 사진제공 (주)평안

다음 달 1일부터 개성관광·남북 열차운행 전면중단, 개성공단 남측 상주인원 축소 등을 밝힌 북측의 초강경 조치에 대해 대구경북지역의 개성공단 입주 기업과 여행업계 등은 앞으로 미칠 영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 '불안'

북한이 개성공단 남측 상주인원을 절반으로 축소한다고 통보해 오자 개성공단에 입주해 있는 지역 기업들은 당장 공장 가동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면서도 육로통행 제한 등의 후속조치가 계속될 경우 기업활동 위축을 우려하며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개성공단 입주 업체들은 다만 북측이 이날 오후 입주기업 법인장 등과의 면담을 통해 "중소기업의 어려운 처지를 고려, 개성공단에서의 기업활동을 특례적으로 보장하기로 했다"고 밝히자 일단 안도하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북측이 업체 상주인원 축소와 군사분계선을 통한 육로통행 제한, 관리위원회 기능 축소 등을 통보함에 따라 앞으로 기업활동의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개성공단에 진출해 있는 남한 기업은 88개사에 상주 인원은 1천300여명. 이 중 대구경북지역 업체는 침구류 생산업체인 평안과 손수건·스카프를 생산하는 서도산업, 낚시용 가방 생산업체인 웅피케이스 등 3개 회사다.

평안은 개성공단에 100억원 이상 투자해 상주 인원 7명을 파견하고, 북한 근로자 1천380여명을 채용해 한 달 평균 임가공료로 30만∼35만달러를 북한에 주고 있다. 이 회사 강진구 이사는 "북측의 초강경 조치 발표에도 불구하고 파견 직원으로부터 '현지 공장 분위기는 큰 동요가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도 "파견직원 철수와 공장가동 중단 등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자꾸만 상황이 나빠지면 기업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서도산업은 상주인원 3명에 북한근로자 150여명을 채용해 한달 평균 손수건과 스카프 40여만장을 생산하고 있는데, 한재권 대표이사는 "북측에서 '기업활동에는 큰 지장이 없도록 해 주겠다'고 해 당장 생산 차질 등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남북관계의 변화에 따라 기업 활동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진출해 아파트형 공장에 1명의 직원을 파견하고 현지 인력 70여명을 채용한 웅피케이스 유병철 과장은 "현지 상황이 불안해 당장 공장을 신축해야 하는데 벌써 세번째 보류됐다. 또 내년도 사업 구상을 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개성공단에 3천960㎡를 분양받은 후 올 연말까지 연면적 6천600㎡ 규모로 공장을 신축하고 180여명의 북한 근로자들을 추가 신청했으나 남북관계 경색으로 공장신축 계획을 2천310㎡로 줄인 상태에서 이마저 진행을 못하고 있고 인원 보강도 못하고 있다"면서 "베트남 등 제3국이 개성공단만큼 매력이 없고, 북한 근로자들도 숙련이 돼 생산성이 좋아진 상황에서 자꾸만 상황이 악화되니까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들 입주기업들은 "경제 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남북문제가 잘 풀리지 않아 기업들의 불안감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며 "하루빨리 남북관계가 진전돼 입주 업체들이 기업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이들 3개 기업이 개성공단에서 생산하는 물량은 한달 평균 서도산업 손수건 40여만장, 평안 침구류 6만개, 웅피케이스 낚시가방 2천500개 정도이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 지역 여행업체 "금강산 이어…" 망연자실

북한이 24일 개성관광 중단을 발표함에 따라 대북관광을 해오던 지역 여행사들은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대구권의 현대아산 대리점은 4곳으로 이들 여행사들은 지난 7월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데 이어 개성관광 중단 악재까지 터짐에 따라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요즘은 여행 비수기이기 때문에 대구경북지역에서 개성관광을 신청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이날 개성관광 중단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들 여행사에는 개성관광 안전 문의와 예약을 취소하는 전화가 쇄도했다.

대구지역 K여행사는 24일 내달 개성관광을 예약했던 20여명이 전화해 개성관광을 취소했다. 이 여행사 관계자는 "예약객들이 불안해하면서 관광을 취소했다"면서 "제주도 등 다른 상품을 개발해 돌파구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여행사들은 내달 개성관광 예약자들을 대상으로 환불조치 등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S여행사 관계자는 "현대아산측으로부터 통보가 오면 환불을 해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환율상승, 경기침체로 여행업계가 힘든 상황에서 금강산에 이어 개성관광마저 중단됨에 따라 타격이 크다"면서 "내년 봄 성수기부터는 대북관광이 재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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