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계파만 좇는 국회의원은 졸개일 뿐

오늘도 한나라당은 이명박 대통령에 가까운 이른바 '친이'와, 박근혜 전 대표를 추종하는 '친박' 세력이 따로 놀며 서로 손가락질하기에 바쁘다. 양측에서 나오는 얘기들을 들어 보면 전부 네 탓이다. 상대편에 문제가 있어 양측이 섞이지 못하고 물과 기름처럼 겉돈다는 것이다.

그제 한 인터뷰에서 친박 좌장 격인 김무성 의원은 "지난 공천에서 탈락한 인사 19명이 재입당한 뒤 대통령은커녕 당 지도부와 식사 한 끼 못했다"고 했다. 친이에 대한 일단의 불만 표출이다. 동시에 '그래서 우리는 우리끼리 논다'는 계파 변호인 것이다. 그러면서 '박 전 대표가 가만히 있는 것이 대통령에게 누가 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막강한 추종세력을 가진 여당 지도자가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든 관망만 하고 있겠다는 소리 같다. 지금 헤매는 여권 주류의 상황을 즐기겠다는 것인지, 경선 이후 패배의 자격지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심리인지 알 수 없는 언행이다.

친이 인사들은 지금 나라는 "네 편 내 편을 가릴 때가 아닌 진짜 위기상황"이라고 통합을 말하면서도 "안 안기려 하면 못 안는다. 그쪽(친박)에서 생각이 없다"고 토를 단다. 이런 태도이니 지난번 공천파동을 겪으며 피해의식에 젖어 있는 친박 쪽에서 '적극 포용하려는 진정성이 없다'는 공박이 나와도 궁색한 것이다.

지난해 경선 이후 쳇바퀴 돌 듯하는 '네 탓' 공방도 한심스럽지만 더 기막힌 것은 추종세력들의 행태이다. 친이 친박 하는 줄서기도 볼썽사나운 판에 '월박' '복박' '주이야박'은 또 뭔가. 친이에서 친박으로 왔다 갔다 하는 의원들을 두고 하는 말인 모양인데 정말 낯부끄러운 얘기들이다. 명색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으로서 동네 패거리 같은 못난 짓들이다. 국민 대표선수로 뽑혀 나가 계파만 좇아 다니는 의원은 졸개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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