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친구 진식에게!
12년 전 경산 남매지 옆 할매막걸리집에서 철없던 내게 '친구'하자던 첫 만남을 기억해보네. 지위로 보나 나이로 보나 따뜻한 가슴으로 보나 '친구감'이 될 수 없어 고사를 했음에도 그 다음 만났을 때, 또 그 다음 만났을 때에도 자네는 고집을 버리지 않았고 세 번째 만남에서 자네와 친구가 되었네.
자네는 형님이 운영하시던 중소건설회사의 관리를 돕기 위해 다니던 은행을 퇴직하고 경산으로 내려와 회사의 기틀을 다지려 노력하고 있었지. 주먹구구식인 현장직원들의 입출금 관행을 개선해 정확한 영수증과 증빙을 갖추기 위해 많이도 다투었고 불필요한 경비지출을 줄이려 얼마나 짜게 살았었던가? 그런 노력이 곧 법인의 경영을 투명하고 튼실하게 하였고 어음결제가 만연하던 시절, 외환위기 등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여태껏 자재납품업체와 하청업체에 현금결제를 해주는 회사의 큰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하네.
언젠가는 금융권 대출이 되지 않는 현장의 일용근로자 한 분이 전셋집 경매 때문에 돈이 급한 것을 알고 회사는 선뜻 이천만원을 무이자로 빌려주었고 그분은 고마워하며 4년에 걸쳐 무사히 상환했다는 얘기도 들었네. 공적인 업무처리에 있어서는 한 치의 물러섬이 없었지만 대출을 해서라도 직원들의 급여는 한 번도 미루지 않았고 어려울 때에도 명절이 되면 직원들에게 작지만 잊지 않고 선물을 챙겨 보내는 그 따뜻한 가슴을 존경하네.
바람이 차가워졌네.
온 세상이 어렵고 자네 회사도 어렵다고 들었네. 어쩔 수 없이 가족처럼 함께 울고 웃던 직원 일부가 퇴사하였다며? 몇몇 날을 가슴 아파했을 자넬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지고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지만 여전히 믿고 있네. 조만간 다시 그 직원들과 함께 일할 날을 기다리는 자네를…. 조만간 막걸리 한 잔 하세나. 정말로 고맙네.
대구지방국세청 징세과 이상락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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