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 너머 성 권농 집에 술 익단 말 반겨 듣고/ 누운 소 발로 박차 언치 놓아 지즐타고/ 아해야 네 권농 계시냐 정 좌수 왔다 하여라' -정철-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인 제/ 일지춘심을 자규야 알랴마는/ 다정도 병인 양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이조년-
시조는 예부터 전해오는 문학양식 가운데 가장 많은 작품이 전해오는 갈래다. 4음보 3장의 정형시지만 그다지 딱딱하지 않다. 자신만의 내밀한 감흥을 소화할 수 있는 서정 구조와 담백한 미의식은 시조가 그토록 질긴 생명력을 이어오는 근거다. 시조는 고려 말부터 지금까지 임금과 정승에서 나무꾼과 기생에 이르기까지 우리 겨레 누구나 즐겨 짓고 불렀다.
이 책은 북한에서 낸 조선고전문학선집 3 '시조집'을 다시 펴낸 것으로 '청구영언' '해동가요' '가곡원류' '남훈태평가' '청구가요'에 전하는 시조를 거의 다 골라 1천53수를 담았다. 현대 독자들이 보기 쉽도록 주제별로 갈라 엮었다.
엮은이 김하명은 평안도 영변 출생으로 서울 대학교를 다녔고, 월북한 뒤 김일성 종합대학을 졸업했다. 북한의 고전 연구와 문예이론 정립에 큰 역할을 했으며, 사회과학원 주체문학연수고 소장을 지냈다. 480쪽, 2만8천원.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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