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불황에도 명품은 잘팔려요" 구매 심리 여전

직장인 손모(24·여·대구시 동구 신천동)씨는 지난 주말 대구시내 한 백화점 명품코너에서 명품로고가 새겨진 열쇠고리와 지갑세트를 구입했다. 또 화장품 매장에서 해외유명 브랜드의 로고가 새겨진 파우더와 립 글로즈를 구입했다. 손씨는 "불황여파로 인해 예전보다 쇼핑횟수와 구매금액을 줄였지만 꼭 필요한 것은 더 좋은 것을 사고 싶어 백화점을 찾았다"고 말했다.

경기침체로 인한 불황 속에서도 꾸준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상품들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역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화장품과 명품 소품, 남성 시계 등은 경기위축에도 매출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동아백화점 쇼핑점 화장품 매장에 따르면 추석 이후 전반적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으나 이들 품목들은 각 브랜드마다 10~15%의 매출 신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헤라, 오휘 브랜드의 고가제품인 '설화수'와 '후' 관련 제품은 불황에도 아름다움을 유지하고자 하는 여성고객이 지갑을 열면서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 또 샤넬, 크리스찬 디올 등 외국 화장품 브랜드도 불황과는 상관없는 매출 신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명품 소품을 구입하는 고객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동아쇼핑점 에트로, 롱샴 브랜드의 경우 올초부터 전년대비 매달 12~14%의 매출 신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지난달 중순 이후부터는 20%를 웃도는 매출 신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동아쇼핑점 에트로 매장 정명희 팀장은 "지난달말부터 실시한 세일기간 실적이 지난해에 비해 25% 이상 늘었다"면서 "헤어밴드, 액세서리, 지갑, 키홀더 등 명품 소품들을 구매하는 젊은 여성 고객이 부쩍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남성용 고급 손목시계 매출도 고공행진을 기록하고 있다. 단색 일변도의 정장으로는 차별화가 어렵기 때문에 패션 소품으로 손목시계를 애용한다는 것이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에 따르면 올들어 10월까지 해외명품 손목시계의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33% 증가했다. 이에 따라 대구점 해외 명품 상품군 중 손목시계의 매출 구성비도 예전 10%에서 올해는 42%로 늘었다.

외식비를 줄이는 가정이 증가하면서 한우, 돼지고기, 양곡 등도 불황을 모른다. 동아백화점 식품관의 경우 10월 중순 이후 한우는 14~17%, 돼지고기는 20% 이상 매출이 신장했다. 예년의 경우 추석 이후 정육 매출이 감소하지만 올해는 추석 이후 꾸준하게 매출이 올라가고 있다는 것. 동아백화점 유통센터 정육담당 박병구 팀장은 "한우의 경우 구이류 부위인 등심과 찜용 부위인 갈비 부위가, 돼지고기는 삼겹살, 목살 등의 구이류 부위의 매출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는데 이는 가정용 소비가 늘어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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