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상업중심지구 동성로에는 수많은 카페와 음식점들이 몰려 있다. 생존경쟁이 치열한 이 곳에서 살아 남으려면 시선을 사로 잡는 특별한 것이 필요하다.
중구 공평동 금곡삼계탕 맞은편에 있는 테스(053-424-0590)는 테마(테디 베어)가 있는 전문 음식점이다.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크고 작은 테디 베어 인형들이 손님들을 먼저 맞는다. 마치 테디 베어들이 사는 동화 나라에 손님들이 초대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사람들이 가고 없는 새벽이면 테디 베어들이 살아나 파티를 열고 낮에 본 손님들 이야기로 밤을 새울 것 같다.
수 만원에서 최고 100만원에 이르는 100여개의 테디 베어 인형들은 주인 전재영(34'여)씨가 직접 만들거나 사모은 것들이다. "광고기획사에서 일을 하다 2002년 '퓨즈'라는 카페를 인수해 차를 판매하면서 테디 베어 인형을 한 두개 갖다 놓았습니다. 손님들 반응이 좋아서 2005년 테디 베어를 주제로 한 특색 있는 레스토랑을 꾸미게 되었습니다. 몇년에 걸쳐 일본'유럽 등에서 구입한 것이 대부분입니다. 실내 인테리어도 테디 베어 분위기에 맞춰 고풍스럽고 편안하게 바꿨습니다." 전씨는 테디 베어 인형 만드는 법을 배워 손님들을 대상으로 2년 동안 무료 강의도 했다.
맛있는 차를 마시거나 음식을 먹는 것 외에 이 곳에서 느낄 수 있는 색다른 재미는 사진 촬영에 있다. 이곳을 찾은 여성 손님들은 어김없이 테디 베어와 기념 사진을 찍는다. 인터넷 홈페이지에 사진을 올리는 손님들도 많다. 최근에는 남자 손님들도 와서 사진을 찍는다고 한다.
"테마가 있는 레스토랑은 꾸미기 보다 유지하기가 더 어렵습니다. 손님들이 싫증을 느끼지 않도록 수시로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해 줘야 합니다. 실내 인테리어도 자주 바꾸어야 하고 인형에도 작은 변화를 줘야 하는 부담감은 있지만 재미는 있습니다." 여름 휴가철 테스의 테디 베어들은 선글라스를 끼고 고무 튜브를 들고 있다. 크리스마스시즌에는 산타클로스 모자를 쓴다. 계절 감각에 맞는 장식으로 손님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테스는 젊음이 넘쳐나는 거리에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 20대 여성을 겨냥한 웰빙, 고급카페를 지향한다. 마늘빵도 직접 구워서 내고 피클도 담근 것을 사용한다. 스파게티 소스와 스프는 매일 신선한 재료를 구입한 뒤 직접 갈아서 만든다. 감자'양송이'단호박'브로콜리'고구마'옥수수 등으로 스프가 매일 바뀌는 이유다. 전씨는 "일부 손님들이 주변 음식점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는 이야기를 하지만 차별화된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손님의 기호에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손님의 기호를 이끌어가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서 손님들이 많이 줄었지만 그나마 유지되는 것은 테디 베어를 사랑하는 단골 손님들 때문이다. 매년 연말에는 한해 동안 찾아 주신 손님들을 위해 사은행사를 열고 있다. 크리스마스 이브 때는 60여평의 실내를 모두 촛불로 밝힌다. 미각 뿐 아니라 오감을 모두 만족시키려는 전씨의 레스토랑 운영 방침 때문이다. 허브차와 파스타'와인, 평일에는 밥도 팔지만 주 메뉴는 커피(에스프레소)와 스테이크다. 영업은 오전 11시부터 밤 12시 30분까지. 식사 주문은 오후 10시까지만 받는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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