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가의 가을개편으로 시사·교양프로그램의 축소 및 폐지, 드라마의 축소 등으로 방송계가 변화를 맞고 있다.
최근 KBS와 MBC의 시사 교양 프로그램들이 잇따라 폐지되는 운명을 맞았다. 지난 3일 KBS '생방송 시사투나잇'이 1천회를 17회 앞둔 가운데 끝났고, 지난 14일엔 10년10개월간 방송된 MBC '생방송 화제집중'이 끝을 맺었다. 15일엔 KBS '미디어포커스'가 막을 내렸다.
이병순 KBS 사장 취임 직후부터 폐지가 거론됐던 이 프로그램들은 3개월간의 논란 끝에 폐지로 가닥을 잡은 것.
KBS측은 '미디어포커스'는 '미디어비평'으로, '시사투나잇'은 '시사360'으로 이름을 바꿔 방송되기 때문에 폐지가 아니라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사장 취임 후 이루어진 첫 개편이라는 점에서 가볍게 해석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 방송계 안팎의 이야기다.
그런 가운데 지난 17일 KBS '시사 360'은 '미네르바 신드롬, 왜?'라는 보도를 계기로 KBS와 MBC의 상반된 시각이 드러나기도 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미네르바는 미국발 금융위기의 원인을 날카롭게 분석해 네티즌들의 광범위한 호응을 이끌어냈으며 '인터넷 경제대통령'이란 닉네임을 얻으며 신드롬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하지만 KBS '시사 360'은 '미네르바가 근거없는 비판으로 경제불안을 조장한다'는 정부쪽 입장을 전하는데 치중해 네티즌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반면 MBC는 18일 '뉴스데스크'에서 신경민, 박혜진 앵커는 "누구인지 찾아내고 입을 다물게 하기보다는 미네르바의 한수에 귀를 기울이는게 맞아 보인다"고 말해, KBS를 의식한 듯한 발언을 했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의 찬반논란이 거세게 일어났다.
한편 각 방송사들은 가을 개편을 통해 드라마를 대폭 축소, 경제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 3사는 가을 개편을 맞아 일부 드라마를 편성에서 제외했다. KBS 2TV는 일일드라마를, MBC는 주말 특별기획드라마를, SBS는 금요드라마를 각각 폐지한 것이다.
KBS 2TV는 지난 10월 종영된 '돌아온 뚝배기'를 마지막으로 일일극을 폐지하고 그 자리에 뉴스를 편성했고 MBC는 주말 특별기획드라마 '내 여자'의 종료 후 그 자리에 예능 프로그램인 '명랑 히어로'와 'MBC스페셜'을 내보낸다. SBS는 '신의 저울'을 끝으로 금요드라마의 자리에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인 '절친 노트'를 배치하고 '웃음을 찾는 사람들'을 이동 편성했다.
또 방송3사는 최근 들어 회당 80분까지 늘어난 주중 드라마의 방송시간을 72분 이내로 줄이기로 합의했다. 이처럼 방송사마다 앞다투어 드라마 편성을 폐지하거나 축소한 이유는 수익성의 악화 때문이다. 광고시장은 악화됐는데 높은 제작비를 쏟아 부은 만큼의 수익이 보장되지 않다보니 드라마 축소, 폐지라는 극약 처방을 내린 것.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 방송사는 제작비 감축 대책을 마련하고 제작비 규모가 큰 드라마가 그 첫 번째 대상이 됐다.
시청자들은 이 기회에 '드라마의 질을 높여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졸속 제작된 수준 이하의 드라마를 방영하는 것보다 차라리 편수와 시간을 줄이더라도 제대로 된 드라마를 만들어 달라는 것. 스타배우들의 몸값도 이번 기회에 현실화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톱스타의 몸값 높이기가 경쟁적으로 이루어져왔지만 이제는 제작비에서 70~80%나 차지하는 출연료의 비중을 낮추어 공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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