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주요 과학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을 단 한 건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 결과를 교육과학기술부가 내놨다. 정부가 틈만 나면 과학기술대국을 내세워 왔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세계 최고 기술이 한 개도 없다는 허탈한 결과를 내놓은 것이다.
평가는 90개 중점과학기술 분야, 364개 세부기술에 걸쳐 이뤄졌다. 우리의 미래 먹을거리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주요 과학기술 분야를 망라해 조사했는데 부끄러운 결과를 얻은 것이다. 364개 세부 기술 중 세계 최고 기술은 미국과 EU, 일본이 각각 270, 60, 34개로 독식했다. 기술 격차는 더욱 충격적이다. 세계 최고 기술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의 기술력은 72.8%에 그쳤다. 시간적으로는 무려 6.8년이나 격차가 벌어져 있었다.
문제는 앞으로 5년 후에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이란 점이다. 우리나라와 세계 최고 기술 보유국 간의 격차는 6.3년으로 줄겠지만 여전히 세계 최고 기술은 전무할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중국은 세계 최고 기술 분야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기술 개발에 뒤질 경우 지금 같은 경제위기에서 더 힘을 쓸 수 없다. 산업 및 과학 기술 분야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국가일수록 더 큰 타격을 입는 것이다. 이는 정부가 첨단 기술을 네트워킹화하지 못한 탓도 크다. 우리나라 과학자들은 간간이 세계적인 기술개발 성과를 이뤄내지만 대부분 개인적 성과에 그친다. 정부는 수많은 연구자와 관련기업, 대학이 네트워크를 구성해 공동의 성과를 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가야 한다. 지난 94년 중국 칭화대학이 설립해 기술 혁신 클러스터 역할을 하며 14년 만에 세계적인 과학단지로 발돋움한 중국의 투스파크는 좋은 예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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