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디플레이션 위기, 대구 부동산 앞날은'
부동산 시장 침체에 금융위기까지 더해지면서 내년 부동산시장 전망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집값이 급상승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가격 50% 거품설까지 나오면서 가뜩이나 침체에 허덕이고 있는 대구 주택시장은 심리적으로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단 각종 전망을 보면 집값은 당분간 '바닥'을 빠져나오기 힘들 것이란 예측이 대세다. 그러나 시장 침체가 일찍 시작된 '대구 부동산'은 상대적으로 회복 시기가 빠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집값 하락은 대세
국책연구기관인 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2009년 주택·부동산 시장 전망' 자료를 통해 내년 전국 주택 및 토지 매매가격이 최대 10%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을 발표했다. 하지만 건산연은 침체된 실물경기가 내년 하반기쯤 회복된다면 부동산 가격 하락이 -5%선에서 그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국내외 환경의 변수가 워낙 많아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지만 주택가격 전망이 -5% 이상을 넘어선 것은 IMF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IMF 당시 전국 집값은 -13.6% 하락했으며 만약 건산연이 제시한 최대 하락폭(-10%)까지 집값이 떨어진다면 국내 부동산 시장은 제2의 IMF로 접어드는 셈이다.
금융위기로 촉발된 환율상승과 주가폭락, 기업연쇄부도우려 등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경제상황이 최악인 데다 지난 몇 년간의 가파른 부동산 가격 상승이 악재로 더해지고 있는 탓이다.
◆대구 부동산 시장은 어떨까
현재 대구 부동산 시장은 각종 지표를 볼 때 전국 대도시 중 '최악의 상황'. 2006년부터 나홀로 집값 하락이 시작됐고 미분양은 최고 수준을 기록 중에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이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가 이달 발표한 국내 부동산 시장 분석을 보면 이러한 도식을 찾아낼 수 있다.
주택시장 순환모델인 '허니콤 사이클 모델(Honeycomb cycle model)'로 도시별 시장 상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 등 수도권을 포함해 광주, 울산 등 대부분 도시들이 침체기인 제4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허니콤 사이클은 거시경제 여부에 따라 달라지는 거래량 변동 및 주택 공급기간(분양부터 입주까지) 등의 변수를 고려해 주택시장을 6단계(10년)의 순환 구조로 나눈 주택시장 분석 모델이다.
1국면(회복기)과 2국면(활황기), 3국면(침체진입기), 4국면(침체기), 5국면(불황기), 6국면(회복진입기)으로 나눠지며 대구는 유일하게 5국면에 진입한 상태로 보고 있다. 불황기 특징은 주택분양 축소와 부동산 대출억제, 거래량 증가 추세 등이며 입주물량이 많아 불황기 기간이 좀 더 길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결론적으로 수도권 등 타도시는 이제 본격적 침체 국면에 진입했지만 대구는 오랜 바닥을 지나 '회복기'를 기다리는 단계인 셈이다.
◆집값 하락의 폭은
IMF 이후 전국 집값이 급상승한 것은 IMF 이후 두 차례.
경기회복세와 함께 주택 공급부족 현상이 맞물린 2001, 2002년 사이와 참여정부의 재건축 규제 등으로 공급부족에 대한 심리적 기대감으로 가격이 급상승한 2006년이다.
국민은행의 주택가격통계에 따르면 2001년부터 2년간은 37%가 올랐으며 2006년 한 해 동안은 13.8%가 상승했다. 2001년 이후 지난달까지 전국 집값 상승률을 보면 97%, 강남은 173%에 이른다. 또 IMF에서 벗어난 1999년부터 10년간 전국 집값 상승률은 110%며 강남은 무려 221%가 올랐다.
하지만 대구 집값은 2001년부터를 기점으로 잡으면 50%, 1999년부터는 64.2% 상승에 그쳤다.
또 전국 집값 상승 행진은 10월에 멈췄지만 대구는 2006년 6월부터 하락세로 돌아서 지난달 말 아파트 가격이 2005년 8월과 같은 수준으로 내려간 상태다.
부동산 114이진우 대구경북지사장은 "전국 집값은 이제 하락세가 본격화되고 있지만 대구는 이미 2년 전부터 가격 디플레이션이 시작된 상황"이라며 "IMF 당시 하락폭을 감안하면 대구 집값은 그동안 물가상승률 정도의 상승에 그친 셈"이라고 밝혔다.
역으로보면 매를 먼저 맞은 대구가 수도권이나 타지역보다는 내년 이후 하락폭이 적을 수밖에 없다는 가정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고환율과 수출 감소, 기업구조조정 여파에 따른 내수 침체가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경우 하락폭은 적더라도 거래 부진 등 침체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내년은 대구지역 입주물량이 올해의 절반(1만5천가구)에 그치는 데다 신규 분양이 없고 미분양 물량도 감소할 것으로 보여 주택시장 내부 환경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결국 집값 하락이나 침체기간은 경기 회복세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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