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하의 골프 즐겨찾기] ①오른손을 돌려 슬라이스를 해결한다?

골프에서 기본기가 갖추어지면 제일 쉬운 클럽이 드라이버다. 그래서 로우핸디캐퍼들은 드라이버가 제일 쉽고 하이핸디캐퍼(실력이 낮은 골퍼들)들은 드라이버가 제일 어렵다.

케이블TV의 골프 채널에서 강사들은 슬라이스를 고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시청자들의 질문에 한결같이 오른손을 돌리라고 주문한다. 시간상의 문제로 취급해 버리기에는 이들의 대답이 한결같다. 아무리 시간이 촉박하다고 해서 이런 레슨을 방송에서 버젓이 하기에는 창피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여기에는 골퍼들이 착각하는 부분이 숨어 있다.

첫째, 슬라이스라는 구질을 알아야 한다. 슬라이스는 공이 사이드 스핀에 의해 오른쪽으로 휘어져 나가는 구질이다. 다운스윙을 할 때 하체 리드보다 클럽 헤드가 빨리 내려와(아웃사이드 인 스윙) 공을 깎아 쳐서 나오는 구질이다. 슬라이스에는 크게 두가지 종류가 있다. 전형적인 바나나킥 구질의 슬라이스가 있고 오른쪽으로 똑바로 밀리는 푸쉬슬라이스가 있다.

전자는 스윙 자체에 문제가 있어 처음부터 다시 스윙 교정을 해야 하고 후자는 스윙 궤도는 잡혔는데 임팩트 순간 클럽 페이스가 열려서 푸쉬 구질의 공이 나오는 것이다. 이럴 때는 머리를 고정하고 상체 회전을 좀더 빨리 해주면 된다. 같은 슬라이스인데 해결책은 정반대이다.

여기에 골퍼들이 모르는 비밀이 있다. 슬라이스가 나는 원인은 크게 보아 위에서 언급한 두가지가 전부다. 대부분 하이핸디캐퍼들은 엎어치는 전형적인 아웃사이드 인 스윙을 한다. 이럴때는 하체 리드와 코킹을 오른쪽 다리까지 끌고 내려오는 스윙 연습을 해야지, 무조건 오른손을 돌리는 스윙을 했다가는 오히려 악성 슬라이스나 악성 훅, 땅볼, 스카이볼 등 최악의 결과만 나온다.

임팩트에서 클럽 페이스가 공과 직각이 되어야 스트레이트 구질이 나온다. 골프는 척추를 가운데 놓고 하는 회전 운동이다. 여기에 골프 클럽이 따라서 움직이는 것이지, 클럽이 리드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없는 운동이다.

프로들은 오른손을 마음대로 사용하는 것 같이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정확하게 스윙 궤도가 이루어져서 하체 리드에 의한 코킹을 충분히 오른쪽 다리까지 끌고 올 수 있기 때문에 오른손을 정확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슬라이스는 스윙 궤도가 문제이지, 오른손을 돌리지 못해서 나오는 것은 아니다. 빨랫줄같은 시원한 타구를 날리길 원한다면 골퍼들 스스로 어느정도 골프 지식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엉터리 레슨에서 벗어날 수가 있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원

▷이번 주부터 '골프 즐겨찾기' 가 게재됩니다. 골프 칼럼을 게재하는 김제하씨는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원으로 테일러메이드와 아디다스코리아 계약 프로이기도 합니다. 매일신문에 '김제하의 파워골프'를 연재했고 대구MBC에서 '김제하의 싱글로 가는 길'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영남대 대학원 체육학과 박사과정에 있는 그는 현재 주니어 선수를 육성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