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林彪(임표)는 술과 담배를 멀리했지만 63세에 죽었고, 周恩來(주은래)는 술을 즐기고 담배를 멀리했는데도 78세에 죽었다. 毛澤東(모택동)은 술은 멀리하고 담배를 즐겼으나 83세까지 살았고, 鄧小平(등소평)은 술'담배를 모두 즐겼는데도 93세까지 살았다. 또 張學良(장학량)은 술'담배에 여색까지 가까이했음에도 103세까지 살았다.' 소용돌이치는 중국 현대사의 주요 인물들의 수명을 술'담배 습관과 연결시킨 유머 아닌 유머다. 이 중 임표는 反(반)모택동 쿠데타 음모가 발각돼 소련으로 탈출하던 중 몽골 상공에서 비행기가 추락해 죽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여기선 술'담배를 안 해도 천수를 누리지 못할 수 있음을 강조한 것일 게다.
등소평은 특히 열렬한 담배 예찬론자였다. 나이 80때도 하루 담배 다섯 갑을 피웠을 정도라 한다. 세칭 '흡연 10대 장점론'을 설파하기도 했다. "담배를 피우면 사고력을 키울 수 있다. 인내력을 키운다. 사교에 도움 준다. 어려운 일도 쉽게 풀리게 한다. 국가재정에 큰 공헌을 한다. 젊은이에겐 낭만을, 늙은이에겐 위엄을 갖추도록 한다…."
현재 중국의 흡연자는 약 3억5천만 명 정도로 지구촌 흡연 인구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엄청난 규모의 이들 흡연자들은 과거 중국 정치가들의 애연 습관, 등소평의 흡연 10대 장점론 등을 금과옥조처럼 여기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리 사회에서는 금연'금주자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결코 흔들리지 않는 애연'애주가들도 여전히 많다. "술'담배 없이 대체 무슨 낙으로 사느냐"는 게 그들의 항변이다. 재미있는 건 이런 사람일수록 비음주'비흡연자보다 오히려 건강에 자신 있어 한다는 것이다.
최근 통계청이 내놓은 '2008년 사회조사-보건'가족 부문'에 따르면 흡연자의 53%, 음주자의 54%가 자기 건강이 좋은 편이라고 답한 반면 비흡연자는 49%, 비음주자는 40%만 건강이 좋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한 전문가 분석에 공감이 간다. "음주'흡연자는 건강한 것이 아니라 건강에 둔감한 것으로 주관적인 자신감일 뿐"이라는 것. 뒤집어보면 건강에 대한 불안감을 애써 회피하려는 심리가 밑바닥에 깔려 있는 것 아닐까. 일종의 건강 착시 같아서 안쓰럽기까지 하다.
전경옥 논설위원 siriu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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