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코바코 시대' 끝나도 지역'종교방송 배려해야

방송광고공사(KOBACO'코바코)가 독점해 온 지상파 방송 광고 판매시장이 경쟁시대를 맞게 됐다. 코바코의 광고 독점 판매가 위헌이라는 헌재 결정이 나온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구상 중인 민영 미디어렙(광고판매 대행사) 도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금과 달리 여러 개의 광고대행회사가 지상파 방송사와 광고주를 연결해 주는 경쟁체제를 추진 중에 있다.

코바코는 5공 당시 광고를 통해 방송을 통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구이면서 27년 동안 광고 안배를 통해 군소 방송들을 지원해 왔다. KBS MBC SBS 광고에 지역 방송과 종교 방송에도 광고를 함께하도록 유도했고 광고 단가의 인상도 통제해 왔다. 설립 목적과는 달리 공익적 기능을 함으로써 여론의 다양성을 보장하는 순기능을 해 왔던 것이다.

민영 미디어렙이 발족하고 광고 판매가 경쟁 체제로 들어간다면 지역 방송과 종교 방송의 광고가 급격히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방송 광고 제도가 바뀌면 4년 만에 지역방송은 20%, 종교방송은 80%의 광고가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바코가 맡아 온 방송의 공공성'다양성을 제고하기 위한 제도 보완이 필요한 이유다.

방송 광고시장의 자유 경쟁이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되는 여론의 독과점을 막고 다양성과 공공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관계법으로 장치해야 한다. 거기에는 군소 방송에도 일정 부분 광고를 할당하는 등의 코바코가 기능한 현실적 방안들의 발전적 검토도 포함된다. 종교 방송이 갖는 특수성도 감안해야 함은 물론이다. 건전한 비판과 견제가 있는 건강한 여론의 형성은 민주 국가 발전의 필요조건이다. 특히 수도권'중앙에 모든 것이 집중된 한국 사회에서 지역 언론의 역할이야말로 국가 균형발전의 한 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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