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명박 정부가 남북관계를 의도적으로 파탄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강기갑 민노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다. 그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이 실패한 부시의 정책과 같다"며 "정부가 남북관계를 파탄 내려 해도 시대 흐름을 역행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 북측의 일방적 교류 중단 조치들이 전적으로 남쪽 때문이라는 주장으로 들리는 소리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햇볕정책으로 인해 왜곡된 길로 접어든 남북관계와 그 후유증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지난 10년간 북한의 제멋대로 식의 행동 때문에 상처 입은 국민들의 자존심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북한 정권이 더 보태주지 않는다고 저리 강짜를 부리고 걸핏하면 우리 정부를 협박하는 고약한 버릇을 들인 게 누구인가.
물론 비판할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마땅히 비판해야 한다. 하지만 전직 대통령이 현 정부 대북정책의 티만 보고 제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게다가 야당과 시민사회단체가 손을 잡고 광범위한 민주연합을 결성해 투쟁해야 한다고 선동하는 것은 대통령을 지낸 사람으로서 할 말이 아니다. 한국 사회를 영구히 햇볕정책의 희생물로 만들겠다는 속셈인가.
국민 어느 누구도 햇볕정책이 전부 틀렸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다만 건전한 남북관계를 가로막는 북한의 '誤(오)주행'을 문제 삼고 있는 게다. 정해진 도로에서 벗어나 제멋대로 달려온 정책을 다시 제 궤도로 올려놓겠다는 것을 '逆(역)주행'이라고 하는 것은 정상적인 비판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은 햇볕정책에 미련을 피우지 말고 대다수 국민이 원하는 남북관계가 뭔지를 살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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