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40년전 미국에서 하버드대 교수인 로버트 로젠탈과 초등학교 교장을 지낸 레노어 제이콥슨이란 사람이 흥미있는 실험을 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한 초등학교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지능검사를 한 후 그 결과와 관계없이 무작위로 한 반에서 20% 정도의 학생을 뽑았지요. 그 학생들의 명단을 교사에게 주며 '지적 능력이나 학업성취의 향상 가능성이 높은 학생들'이라고 믿게 했다더군요. 8개월 후 이전과 같은 지능검사를 했는데, 그 결과 명단에 속한 학생들이 다른 학생들보다 평균 점수가 높게 나왔지요. 뿐만 아니라 학교 성적도 크게 향상됐다더군요. '명단에 오른' 학생들에 대한 교사의 기대와 격려가 중요한 요인이었다는 게 실험을 한 두 사람의 결론이었습니다.
앞서 얘기한 실험에서 그 교사가 학생들에게 보낸 기대와 격려가 구체적으로 표현된 것이 저는 바로 칭찬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의 좋은 점이나 훌륭한 자질을 높이 평가하는 칭찬을 되풀이함으로써 그 같은 결과를 낳지 않았느냐 하는 것이지요. 과도할 경우 문제가 없지 않지만 사람은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의 기대나 관심을 받으면 그에 부응하려는 속성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칭찬도 마찬가지이지요. 사람의 말에는 '영적인 힘(Spritual Power)'이 있어 그 말대로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넌 안돼"라고 하면 그 사람은 결국 아무 것도 이뤄내지 못하는 반면 "너는 할 수 있어"라고 칭찬하고 격려하면 그 사람은 무엇이든 이뤄내는 경우를 주위에서 많이 봅니다.
칭찬이 가진 힘을 극적으로 설파한 책이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이지요. 이 책의 주인공 웨스 킹슬리는 회사 중역으로 회사와 가정에서 인간관계로 많은 고민을 하고 있지요. 미국 플로리다로 출장을 간 그는 씨월드해양관에서 범고래의 멋진 쇼를 보게 됩니다. 이어 그는 "어떻게 범고래로 하여금 그렇게 멋진 쇼를 하도록 만들었을까"란 의문을 품게 되지요. 범고래 조련사는 웨스에게 멋진 쇼를 하게 만드는 비결은 범고래에 대한 긍정적 관심과 칭찬, 그리고 격려라고 알려줍니다. 칭찬의 힘을 깨달은 웨스는 가정에서는 두 아이와 아내로부터 사랑받는 가장이 되고, 직장에서는 동료들과 부하직원들로부터 존경받는 상사가 되는 데 성공하지요.
매일신문이 지난 10월 중순부터 시작한 '칭찬 릴레이'가 한달여 지났습니다. 이 난을 통해 13명이 서로 칭찬을 주고 받았지요. 처음에는 릴레이가 끊어질까 걱정을 했지만 의외로 꾸준하게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고, 관심과 격려를 보내주신 분도 많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사회에 '칭찬을 받아야 할 분'이 정말로 많다는 믿음을 갖게 됐지요.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았을뿐 사회 곳곳에서 어려운 이웃을 돕거나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분들이 밤하늘의 별처럼 많더군요. 적극적인 칭찬을 통해 더 잘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시작한 '칭찬 릴레이'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칭찬받는 그날까지 쭉!" 말입니다.
이대현기자 사회1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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