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 물건엔 새 생명을, 이웃에겐 희망을!'
시민들로부터 쓰지 않는 물건을 기증받아 저렴하게 판매, 그 수익금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아름다운 가게 대구경북본부'가 설립 4년 만에 큰 기적을 일궈내 화제다. 2004년 4월 대구 반월당 동아점을 시작으로 대구에서 처음 문을 연 아름다운 가게가 최근 누적매출 10억원, 누적 수익나눔액 2억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한 것.
▶기증한 헌 물건, 100만점 넘었다!
아름다운 가게 대구경북본부가 지난 4년 동안 이뤄낸 성과를 보면 "놀랍다"는 탄성이 나올 수밖에 없다. 지난 10월 22일 기준으로 10억10만원의 누적 매출을 기록했다. 아름다운 가게에서 판매되는 헌 물건의 평균 단가가 2천원가량인 것을 감안하면 그동안 아름다운 가게를 통해 50만점에 이르는 헌 물건이 새 주인을 찾은 셈. 50만점은 1t 차량 500대 분량에 해당되는 엄청난 규모다.
특히 시민들이 기증한 물건은 판매된 물건의 약 두배인 100만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박상규 본부장은 "시민 여러분께서 기증해 주신 물건 가운데 너무 낡아 상품화가 어려운 물건이 30~40%에 이르고, 제3세계로 곧바로 수출한 것까지 합치면 전체 기증 물건은 100만점에 달할 것"이라며 "많은 시민들이 아름다운 가게가 펼치는 재활용을 통한 나눔의 생활문화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주신 덕분에 큰 성과를 거두게 됐다"고 강조했다.
아름다운 가게 대구경북본부는 현재 수성, 칠곡, 월성, 남산 등 4개의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약도 참조) 지난 10월 28일 문을 연 남산점이 가장 늦게 문을 연 가게다. 전국적으로는 지난 2002년 문을 연 서울 종로구 안국점이 1호 매장이며 현재 점포 85곳이 손님을 맞고 있다. 수도권에 가게의 50~60%가 집중돼 있다.
아름다운 가게에는 '세 천사'가 있다. 아름다운 가게에 헌 물건을 기증해주는 '기증천사', 가게에서 물건을 사는 '구매천사', 그리고 가게 운영을 위해 자원봉사를 하는 '활동천사'가 바로 그들이다. 기증천사들이 기증하는 물건은 의류, 신발, 가방, 도서, 음반, 주방 및 가전제품 등 매우 다양하다. 직접 헌 물건을 들고 아름다운 가게를 찾아 기증하는 시민들도 있고, 아름다운 가게에서 차량을 이용해 방문 수거하는 경우도 있다. 기증을 하고 싶은 사람이 대한통운 택배서비스를 이용하면 대한통운은 무료로 시민들이 기증한 헌 물건을 아름다운 가게에 전달해주고 있다. 기관이나 단체에서 한꺼번에 물건을 기증하는 경우도 있지만 70~80%는 개인이 기증을 하고 있어 '십시일반(十匙一飯)'의 미덕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아름다운 가게에서 판매하는 헌 물건 가격은 100원에서 50만원까지 천차만별. 한 유명인사가 기증한 그림이 50만원에 팔린 게 지금까지 아름다운 가게 대구경북본부의 최고 판매금액이다. 대부분 물건 가격은 2천원에서 3천원 사이다. 박 본부장은 "아름다운 가게는 헌 물건에 새 생명을 불어넣어 쓰레기 절감과 자원을 절약하는 큰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소외된 이웃에 희망을 불어넣는다!"
아름다운 가게는 헌 물건을 판매해 얻은 수익금으로 지역의 소외된 이웃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어 줘 더욱 큰 의미를 갖고 있다. 해마다 세번에 걸쳐 진행되는 정기 수익나눔과 수시로 진행되는 수시 수익나눔 등을 통해 지금까지 2억원가량이 어려운 이웃들과 그들을 돕는 단체들을 지원하는 데 쓰였다. 아름다운 가게를 매개로 해 시민들은 헌 물건의 나눔과 재사용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마법의 힘을 생생하게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정기 수익나눔에서는 수익나눔위원회를 통해 수익금을 전달할 개인과 복지단체를 선정하는 등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쌀과 생활필수품 등을 전달하는 수시 수익나눔 행사 역시 주민자치센터나 복지기관으로부터 대상자를 추천받아 홀몸어르신과 소년소녀가장들에게 나눔보따리를 전달하고 있다. 나눔보따리는 한차례 행사에 100개(모두 500만원 상당)가량을 만들어 나눠주고 있다.
박 본부장은 "돈이 아닌 헌 물건 기증을 통해 어려운 이웃을 돕는 아름다운 가게는 기부의 콘텐츠를 확장했다는 데서 큰 의미가 있다"며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더 많은 시민들이 재사용과 나눔의 문화를 실천할 수 있도록 가게를 더 많이 늘려가겠다"고 했다.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주거지역 인근에 아름다운 가게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이용하겠다는 사람이 절반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가게 확충의 필요성이 높다는 것. 이렇게 될 경우 아름다운 가게의 누적 매출액과 누적 수익나눔금액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그에 따른 재사용과 나눔의 가치도 더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 본부장은 "내게는 필요 없어진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꼭 필요한 것일 수도 있다는 마음이 절실한 시대"라며 "나만을 아는 삶이 아닌 나와 남을 함께 아는 삶이 중요하다는 사회 분위기가 정착되는 데 아름다운 가게가 선도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을 맺었다. 문의 1577-1113.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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