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전 출판된 역사 소설 '이스트 사이드의 남자'가 독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재발간됐다. 십년 전 '정신과 의사'란 제목으로 출판됐지만 부실한 번역으로 인해 한국 독자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원서로 소설을 접한 독자들의 재발간 요청이 쏟아진 이유이기도 하다.
역사학자이자 작가인 칼렙 카의 이 작품은 1896년 뉴욕 맨해튼을 배경으로 세기말적 혼돈을 그리고 있다.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신흥 부호들이 넘쳐나던 시기, 후미진 뒷골목에선 무자비한 노동 착취로 신음하는 이민자들의 구차한 삶이 도시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술과 마약, 오페라와 눈부신 빌딩이 대비를 이루는 가운데 어린 소년의 살인 사건이 터진다. 곧 특별수사팀이 꾸려져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소설은 살인 사건을 뒤따라가며 당시 맨해튼의 풍경을 상세히 묘사하고 있다. 자본주의와 인간의 탐욕, 범죄자를 만들어가는 사회구조적 모순 등 범상치 않는 사회과학적 도구가 소설의 중심축을 이룬다. 전세계 20개국 출간과 동시에 뉴욕타임스와 퍼블리셔스 위클리 25주 연속 베스트셀러가 된 진면목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탄탄한 번역의 묘미도 맛볼 수 있다. 367쪽, 1만 원.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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