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메이저리거 박찬호(35)의 새 둥지는 어디일까. LA 다저스에서 자유계약선수(FA)가 된 박찬호는 선발 투수로 뛸 수 있는 팀을 찾고 있지만 좀처럼 진로가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다저스는 연봉조정 신청 마감일인 2일 FA 14명 중 투수 데릭 로우와 야수 매니 라미레스, 케이시 블레이크 등 3명에 대해서만 연봉 조정을 신청했다. 구단의 연봉 조정 신청은 FA가 이적하더라도 보험 역할을 한다. 최근 성적에 따라 A, B급으로 분류된 선수가 다른 팀과 FA 계약을 맺게 되더라도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을 보상으로 얻을 수 있기 때문.
상위 20%에 드는 A급인 로우와 라미레스, B급(상위 20~40%)인 블레이크와 달리 박찬호는 원 소속팀이 지명권 보상이라는 이익을 챙길 수 없는 C급. 물론 연봉조정 신청 대상이 되지 못해도 원 소속팀과 협상할 수 있지만 그만큼 그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떨어진다는 평가서를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다저스와의 재계약이 더욱 불투명해졌다.
물론 올 시즌 박찬호는 지난 부진을 씻고 4승4패5홀드, 평균 자책점 3.40으로 비교적 선전했다. 불펜에서 뿐만 아니라 선발로 5경기에 나서서도 평균 자책점 2.16으로 괜찮은 모습을 보였다. 2년 전 평균 시속 144km까지 떨어진 빠른 공의 구속이 올 시즌 5㎞ 빨라진 점도 고무적. 그러나 불펜에서 뛰길 원하는 팀과 달리 박찬호가 선발을 원한다는 것이 문제.
브래드 페니와 로우가 FA로 풀렸고 베테랑 그렉 매덕스 역시 연봉 조정 신청을 받지 못해 다저스는 선발 투수진을 새로 짜야 한다. 선발이 확정된 투수는 구로다 히로키와 채드 빌링슬리 정도. 하지만 다저스로서는 에이스급 투수를 구하는 것이 급선무다. 4, 5선발 투수는 나중에 젊은 선수들로도 채울 수 있기에 미리 박찬호에게 자리를 내줄 지는 의문이다.
박찬호가 다저스 외에 입단할 가능성이 있는 팀은 많지 않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원하는 강팀은 최소 2, 3선발급 투수를 필요로 하고 한창 재건 중인 팀이라도 가능성이 큰 젊은 투수들이 많다면 굳이 노장 박찬호를 택할 이유가 없다. 약체이거나 팀 전력을 추스르려는 팀 정도가 박찬호의 다음 행선지로 유력하다.
한때 몸 담았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에이스 제이크 피비를 트레이드 매물로 내놓고 긴축 재정을 운영 중이다. 파드리스는 박찬호가 선호하는 내셔널리그 소속인 데다 투수 친화적인 펫코파크가 홈구장인 점도 호재. 선발 요원도 현재 크리스 영과 백차승 정도이다. 늘 선발 투수 부족에 시달리는 워싱턴 내셔널스도 후보군.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에 눌려 지내다 템파베이 레이스에게마저 무시당하게 된 볼티모어 오리올스도 선발 투수진이 텅 비었다. 특급 투수인 C.C 사바시아와 벤 시츠가 FA로 풀린 밀워키 브루어스는 확실한 선발 투수감을 찾을 전망이지만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시애틀 매리너스는 박찬호가 갈 만한 팀이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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