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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도 못 믿겠다" 부유층 개인금고 구입 바람

▲ 금융위기로 은행권을 믿지 못하는 일부 부유층들이 현금과 금괴를 보관하기 위해 철제금고를 사들이고 있다. 대구시 중구 한 금고제작업체에서 고객이 금고를 살펴보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 금융위기로 은행권을 믿지 못하는 일부 부유층들이 현금과 금괴를 보관하기 위해 철제금고를 사들이고 있다. 대구시 중구 한 금고제작업체에서 고객이 금고를 살펴보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최악의 불경기가 진행 중인 가운데 현금이 넘쳐나는 일부 부유층 사이에서 개인금고 구입 열풍이 불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식 펀드 등 금융상품이 불신과 외면을 받으면서 일부 부유층들이 자산을 현금이나 금괴 형태로 집에 보관하려는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대구 중구 금고거리가 불황 속 '반짝 호황'을 누리고 있다.

2일 금고업계에 따르면 예전엔 일반 회사와 금융계 사무실에서 금고를 주로 구입했지만 최근엔 수성구지역 고가 아파트 주민들을 중심으로 금고 구입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중구 금고거리에서 금고를 판매하는 A업체에는 최근 들어 개인금고 구입 문의전화가 하루 평균 2, 3건에 이르고 있다.

이 업체 대표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은행도 파산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가정에 현금을 보관하기 위해 개인들이 금고를 구입하고 있다"면서 "불황으로 금융기관이나 기업체의 금고 수요는 줄어들었지만 가정에서는 오히려 늘고 있다"고 말했다. "무게 37~127㎏ 정도에 불이 나도 끄떡없고 도난경보기 기능이 필수로 장착돼 있는 게 가장 인기"라고 덧붙였다.

철제금고 제작업체인 B업체에도 구입과 설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이 업체 관계자는 "현금과 금괴를 보관하려는 부유층을 중심으로 개인금고 판매가 예년보다 10% 늘었다"면서 "일부 부유층들은 금고 가격에 상관없이 안전하고 튼튼하게 만들어 달라고 요구한다. 현금 수억원을 보관할 수 있는지 여부와 벽에 장착할 수 있는지에도 큰 관심을 쏟는다"고 말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또 "가정부를 고용하고 있는 수성구지역 고가 아파트의 경우 상당수가 벽장 금고를 설치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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