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후 입주물량은 큰 폭 증가했지만 부동산시장 침체가 여전히 지속되면서 대구 전 지역에서 전세가격 동반하락 현상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시공사들까지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을 앞다퉈 전세로 전환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연초 대비 전세가격이 20%까지 떨어지는 곳도 생겨나고 있지만 전세 입주자를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시공사들 전세가 할인 경쟁
역전세난에 따른 가격하락이 가장 심한 곳은 달서구지역.
월배지역과 성당동을 비롯해 인근 달성군 죽곡지역 입주까지 한꺼번에 몰리면서 부동산업계에서는 단기 전세수요조차도 거의 한계상황에 왔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따라 가격도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고 있다. 월배지역의 경우 올 초까지만 해도 110㎡형(32평)대 신규 아파트 전세가격이 1억2천만원대를 오갔지만 지금은 2천만~3천만원 하락했다.
실제 최근 이 지역에서 미분양 물량을 전세로 전환한 A시공사의 경우 110㎡형은 8천500만원, 151㎡(46평)는 1억2천만원대에 전세를 놓고 있으며 165㎡(50평)는 수요가 없어 아예 전세조차 포기한 상태다.
성당동에서는 시공사 사이에 전세가격 하락 경쟁이 불붙었다. 지난 8월 B시공사가 8천만원에 임대하자 C시공사는 7천만원대에 전세를 놓기 시작했다.
달성군 죽곡지역은 일부 미분양 단지들이 6천500만원대에 110㎡형 전세를 놓고 있다.
이곳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전세가격이 몇 년 전 수준으로까지 떨어졌지만 공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수요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 미분양을 털어내기는커녕 전세물량을 소화하는 데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평형별 사라진 가격 차이
전세가 하락은 아파트 규모(평형)별 가격 격차도 사라지게 하고 있다. 입주물량이 쏟아지는 지역에서는 수요자 고갈로 시장 적정가격조차 별다른 의미가 없어진 탓이다. 대표적인 것이 140㎡(40평)형과 160㎡(50평)형대로 분양가격은 1억원 이상 차이가 나지만 전세가격은 대다수 지역에서 동일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중대형 입주가 쏟아지고 있는 수성구 범어동과 수성2·3가 지역이 대표적이다. 올 들어 현재까지 입주 물량만 3천여가구인 데다 이달부터 연차적으로 2천500여가구가 입주를 시작하게 된다.
이곳에서 미분양 물량 전세를 계획하고 있는 한 시공사 측은 "140㎡형(40평)대 전세가격을 1억5천만~7천만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165㎡(50평)도 동일한 가격에 전세를 준비 중에 있다"며 "입주 가구의 70% 이상이 중대형이지만 경기침체에 따른 관리비 부담으로 중대형 수요는 갈수록 줄고 있다"고 했다.
수성구 범어네거리 일대 110㎡형(32평) 전세가격이 1억5천만~1억7천만원선인 것을 감안하면 규모별 전세가격 차이가 무의미해진 셈이다.
전세가 하락 현상은 최소한 내년 봄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부동산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올해 대구지역 입주 물량 3만여가구 중 최소 50% 이상이 전세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는 데다 내년 봄철까지 입주 대기 물량도 만만치 않은 수준이기 때문.
업계 관계자는 "전세가 하락은 입주물량 증가에도 원인이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실물경기 하락에 따른 이사수요 감소가 더욱 큰 변수가 되고 있다"며 "올 겨울철 이후 경기회복세 여부에 따라 전세가격이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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