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학 등록금 동결 확산 기대한다

계명대가 내년도 등록금을 동결하기로 했다. 국립대로서는 처음으로 서울대도 등록금 동결을 선언했다. 성신여대에서 시작된 등록금 동결이 지방대, 국립대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발 금융위기와 세계적 경기 침체라는 시름 속에서 대학들에 번지고 있는 등록금 동결 소식은 반갑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사회는 겨울바람이 드세다. 기업들은 명예 퇴직, 임금 동결 및 삭감 등 구조조정을 전방위로 진행하고 있다. 공공기업마저 신규채용보다는 구조조정에 방점을 찍고 있다. 경기 침체와 구조조정의 여파는 결국 가계를 향한다. 대학 등록금은 40, 50대 가장을 짓누르는 가장 큰 압박 요인이다. 이미 가계는 부동산 가격 하락과 주식시장 침체 등 자산가치 하락으로 혹독한 겨울을 맞고 있다. 여기에다 3분기 국민가처분소득은 지난 분기에 비해 IMF 이후 최대인 3.7% 감소해 이번 겨울이 유난히 길어질 수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건강보험정책심의회는 31년 만에 건강보험료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사회복지 공동모금회는 '나눔의 모금' 캠페인을 시작했다. 모두가 경제 위기 상황을 맞아 고통을 분담하자고 나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들이 등록금 동결을 통해 고통을 분담하자고 나섰으니 반가운 것이다.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공공부문에서 앞장서야 한다.

그럼에도 많은 대학들이 여전히 눈치를 살피고 있다. 등록금 동결로 재정상 어려움은 따를 것이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대학 구성원들도 함께 참고 서로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서 30억 원의 장학기금을 추가로 지원하겠다는 신일희 계명대 총장의 말이 예사롭지 않다. 기성회계에서 지원하는 교수 연구비 등을 동결 혹은 삭감하는 등의 긴축재정을 통해 고통을 분담하겠다는 이장우 서울대 총장의 말도 크게 들려온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