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가 국립학교 공립화를 추진하면서 대구경북을 비롯한 전국 국립학교 학부모와 교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교과부는 최근 학교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전국 국립 유·초·중·고교 43곳을 내년부터 공립학교로 전환한다는 방침에 따라 관련부처 및 유관기관의 의견을 수렴하고 국립학교 설치령과 시·도조례를 개정한 뒤 이르면 내년 3월부터 전환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학교 지도·감독 권한과 예산지원, 교원 임용 권한 등이 교과부에서 각 시·도교육청으로 넘어가게 된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의 국립학교 학부모와 교원들은 반대 서명 운동을 벌이는 등 집단 반발하고 있다.
사대부초교의 학부모 이모(40·여)씨는 "국립 초교는 교육과정 시범학교로 다른 초교들의 모범이 되는 곳인데 아무런 여론수렴이나 공청회 과정을 거치지 않고 공립으로 전환하려는 처사는 행정 편의적인 발상"이라며 "현재 지역의 국립학교 학부모들을 상대로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며 4일쯤 서울에서 대규모 집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A학교 교장도 "인사권과 재정이 독립적인 대학 부설 학교들이 공립으로 전환되면 우수교사 확보가 어려워지고 학력 저하도 우려된다"며 "공교육 강화 측면에서 선도학교 역할을 하는 대학 부설 학교들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없애려고 하는 방침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B학교 교장은 "국립학교들을 공립으로 전환했을 때 교육과정과 교원 인사 등의 갑작스런 변화로 후유증이 심할 것 같다"며 "굳이 해야 한다면 인원 축소나 조정 등 준비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1~2년 정도의 유예기간을 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반대 여론을 설파하려는 인터넷 사이트도 등장했다. 지난달 말 다음카페엔 '전국국립유초중고학부모연대'가 개설됐고 전국적으로 회원수가 2천300명에 이르고 있다. 대구엔 사대부초교와 사대부중, 사대부고, 대구교대부초교 등 4개, 경북엔 대구교대안동부초교와 구미전자공고 등 2개의 국립학교가 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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