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되돌아온 연탄]전통 난방 재료

싸니까 마냥 좋다

최근 동절기 난방에너지의 총아로 각광받고 있는 연탄이 최다 소비된 해는 1985년. 이 때만 해도 우리나라 겨울 가정연료의 80%는 연탄이 차지했다. 대구에서만 한해에 149만6천t의 연탄이 소비, 단일지역 최고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청정연료(도시가스'석유 등)가 권장되면서 연탄 소비는 크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1996년 IMF로 인해 서민경제가 위축되면서 다시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한 연탄 소비는 2003년 국제유가 인상을 시점으로 매년 10%씩 증가했고 특히 올봄 국제유가의 고공행진과 8,9월 미국발 경제위기감이 확산되면서 올해는 지난해 대비 약 15% 가량 더 늘어날 전망이다.

◇ 우리나라 석탄수급 상황

올해 전국 연탄 소비량은 약 230만t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부 비축량은 약 250만t으로 충분한 상태는 아니다. 지난 몇 년 사이 정부는 비축량으로 버텨 왔지만 내년부터는 대량 수입이 불가피하지만 최근 국제석탄가격이 톤당 7만원선에서 2배가 넘는 15만원선으로 올랐고 국제운송비도 올라 사정이 여의치만은 않은 실정.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연탄은 주로 강원도 장성광업소와 도계광업소, 전남 화순광업소에서 채탄된 원탄과 정부 비축장이 방출한 원탄을 섞어 찍어내고 있다. 이는 각각의 광업소에서 생산되는 석탄의 열량이 다소 차이가 있어 연탄 질이 떨어지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이다.

◇ 대구 연탄공급

최근 각 가정과 업소, 식당, 사무실이 겨울 난방 에너지로 연탄을 선호함에 따라 올해 대구에서 연탄은 17만5천t정도가 소비될 예정. 현재 3개월분 11만t의 석탄이 대구안심연료공업단지에 확보돼 있다. 하루 생산량은 대영'한성'태영CNE 3곳에서 하루 8시간 가동, 약 35만장의 22공탄을 생산하고 있다. 이렇게 생산된 연탄은 대구를 비롯해 달성'고령'성주'칠곡'군위'영천'청도 등 8개 시'군과 연탄공장이 없는 경남의 창녕'합천'거창까지 공급되고 있다. 배달은 이들 3개 연탄공장과 계약을 맺은 170명의 개인사업자가 차량으로 한다.

◇ 대구 안심연료공업단지 이전 논란

1971년 이전 만해도 대구엔 연탄공장이 24곳이나 난립했다. 이를 1972년 6개 공장으로 통폐합, 대구 안심연료공업단지 3만평 규모에 이전했다. 지금은 대성'삼덕'영남이 폐업하고 대영'한성'태영CNE 3곳만 남아 연탄을 찍어내고 있다. 하지만 최신 설비로 공해물질을 나지 않도록 하고 억제하고 있지만 여전히 날리는 분진과 잦은 소음 등으로 지역 주민들과의 마찰이 잦다. 이에 2001년 대구시도시계획에 따라 이전을 계획했으나 연탄공장이 공해업종으로 인식돼 선뜻 이들 공장을 수용할 지역이 나타나지 않아 현재 마땅한 이전지를 찾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와 관련, 대구연료공업협동조합 이기호 상무는 "연탄은 서민경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전제한 뒤 "동절기 난방에너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연탄생산은 공익사업임에 틀림없지만 아직 이전 장소가 없어 난항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안심연료공업단지 3개 연탄공장은 11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가장 많이 연탄을 생산, 대구와 인근 시'군에 공급하고 있다.

◇연탄에 얽힌 에피소드

#연탄재는 무료 수거

○… 연탄재는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릴 필요가 없다. 각 가정에서 때고 난 연탄재는 밖에 두면 쓰레기 수거차량이 수거해 간다.

#오일쇼크 때 배급 받아

○… 1976년 2차 오일쇼크 땐 우리나라에서 연탄 배급제를 실시했다. 당시 겨울 난방의 90%가 연탄에 의존하던 시절, 각 가정은 동사무소를 통해 가구당 200장씩 제한적으로 공급받았다.

#연탄 구이도 덩달아 각광

○… 최근 연탄을 이용한 구이가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연탄에 고기를 구울 경우 특유의 불기가 스며들 뿐 아니라 고기 속 육즙도 잘 빠지지 않아 맛이 더욱 좋아진다. 현재 대구시내 연탄을 이용한 대표적인 구이요리는 북성로 돼지불고기 골목과 대곡동 일부 지역, 다사면 일대, 남구 대명동 프린스호텔 뒷골목 등지에서 맛 볼 수 있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사진 정재호기자 newj@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