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서공단내 왕복 자전거도로 개통후 '일석이조' 효과

자출족 늘어나니 불법주정차 줄었네

▲ 지난주 개통한 대구 성서공단내 자전거 전용도로가 근로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3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근로자들이 자전거를 타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 지난주 개통한 대구 성서공단내 자전거 전용도로가 근로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3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근로자들이 자전거를 타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2일 낮 12시 40분쯤 대구 달서구 성서공단 내 동아일보네거리. 폭 4m 남짓한 인도 위에 갈색으로 덧씌워진 자전거 전용 도로가 곧게 뻗어 있었다. 흰색으로 자전거 표식이 선명하게 새겨진 자전거 도로 위에는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자전거 페달을 밟는 근로자들이 눈에 띄었다. 김윤희(39·여)씨는 "동료들과 점심을 빨리 먹고 소화도 시킬 겸 해서 자주 타고 나오는데, 페달을 밟으며 뻥 뚫린 길을 달리면 스트레스까지 날아가 버리는 것 같다"고 했다.

성서공단 내에 새로 설치된 왕복 5.4㎞ 자전거 도로가 '지역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26일 자전거 전용 도로가 들어선 동아일보 네거리~갈산로~달서대로 구간에는 요즘 출·퇴근 시간대는 물론 점심 시간 즈음에도 자전거를 끌고 나온 공단 근로자들로 북적이고 있다. 자전거 타기 활성화에 맞춰 개통한 이 도로는 기능성 콘크리트를 사용해 도로의 울퉁불퉁함을 없애 자전거 타기를 한결 수월케 했다. 또 짙은 갈색을 입혀 인도와 구분지어 보행자의 안전까지 지켜줄 뿐 아니라 불법 주정차들을 쫓는 효과도 보고 있다.

수성구 시지에서 성서 공단으로 출·퇴근 하는 송호은(44)씨는 "인도에 선만 그어놓은 것과는 달리 도로가 평탄해서 피로감이 없고 타이어 펑크 우려도 없으며 보행자들과 부딪힐 염려도 없어 좋다"고 했다.

성서공단 기업주들도 대만족이다. 입체코퍼레이션 정진성(51) 사장은 "안전 때문에 가까운 거리의 출장도 자동차를 이용하던 근로자들이 요즘에는 자전거를 이용하다 보니 기름값으로 지출되는 회사경비도 줄었다"고 했다.

차를 버리고 자전거를 타는 근로자들이 늘면서 이 일대 차량 통행량도 줄어 교통소통이 원활해졌다. 성서공단 관리사무소 이윤노 자전거담당은 "자전거 도로가 새로 생기면서 지하철과 연계해 출·퇴근하는 근로자들이 크게 늘어 도로가 한적하다"고 말했다.

달서구청은 성서공단 인근의 자전거 전용도로를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구청은 내년 초 10차선 달서대로(계명대역∼성서산업단지 환경사업소∼대천교·4.3㎞)의 2개 차선을 줄여 자전거 전용도로로 만들 계획이다. 달서구청 한의수 건설과장은 "성서공단은 평탄하고 길이 곧아 자전거 전용 도로를 만들기에 매우 적합하다"며 "성서공단의 자전거 전용도로를 점차적으로 확대해 성서 일대를 자전거 메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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