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은 누구나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우울을 경험하는 것이 보편적인 현상이다. 우울(Depression)은 병(우울장애)이기도 하고, 증상(우울증)이기도 하다. 또한 그 어느 것도 아닌 일반적인 상태(우울한 기분)로도 쓰이는데, 이는 일시적인 슬픈 기분과 상태를 말한다.
우울 증상은 슬프고 울적한 반면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며, 입맛이 없거나 폭식 하며 불면증을 동반한다. 또 정신기능 저하로 아무에게도 말을 건네지 않고 몇 시간을 앉아 있거나 허공을 바라보기도 한다. 대화를 해도 귀찮은 듯 몇 마디만 하고 내용도 빈약하다. 자신은 아무 쓸모없다는 무가치한 생각과 죄책감을 가지고 사고의 저하, 그리고 여기저기 아프다는 신체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특히 기혼에서는 다양한 생활스트레스가 우울증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다. 비교적 비구조적이고 눈에 잘 띄지 않으며 반복적이고 일상적인 역할에 대해 적다고 느끼는 보상, 가사 일에 따른 끊임없는 육체적 작업과 자녀양육에 의한 욕구불만과 좌절감 등의 스트레스는 우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배우자·가족원·친구·동료로부터 사회적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도 우울의 원인이다. 이런 요인들은 점차 적대감이나 분노를 유발하고 대인관계 손상 및 단절을 가져올 수 있다.
주부 K씨는 잘 참는 성격을 가진 장녀로 엄격한 부모 밑에서 성장했다. 그러나 결혼 뒤 우울증과 생활스트레스로 인해 체중이 늘고, 장기간 지속된 긴장이나 불안으로 머리와 어깨가 무겁다는 등의 신체증상을 호소했다. 감정억제가 심하고 열등감·죄책감을 잘 느끼고 강박적 사고에다 체면을 중시하면서 자녀양육에 대한 부담감이 높았다. 또 스트레스 증가로 인한 적대감과 분노도 있었고, 낮은 자존감 그리고 사회적 지지자가 없으며 그로 인해 자녀에게 의존적이었다.
미술치료 초기에는 타인 및 가족 관계의 어려움을 표현했다. 때론 화난 사람으로 오해 받을 정도로 가족 뿐만 아니라 자신도 표현력이 부족하다며 힘들어 했지만 치료 중기에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나름대로 해결하는 방법을 표현하고, 가족원에게 자신의 주장도 했다. 아울러 다른 사람의 감정을 전적으로 책임지지 않아도 될 것 같다며 무엇인가 하고 싶다는 의욕을 보였다. 치료 후기에는 타인을 의식하기 보다는 자신의 취약점을 인식하고 자신에 대해 긍정적인 표현을 했다. 특히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하면서 재기를 위해 가족여행을 하고 싶다는 소망도 나타냈다. 현재는 자기개발을 위한 시간을 갖고 활기차게 지내고 있다.
급격하게 문화가 발달할수록 그 사회의 가치관과 생활환경도 빠르게 달라지기 마련이다. 사회환경의 변화로 일상의 스트레스도 나날이 많아지게 된다. 이러한 변화에 각 개인마다 적응하는 속도도 다르다. 기혼 여성은 가족의 행복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특히 기혼 여성의 정신건강은 가족의 행복을 지키는 버팀목이 되는데, 이를 위한 일상 스트레스의 극복은 중요한 과제이기도 하다. lyy0976@hanmail.net,
이영옥(미술치료학박사, 영남대 미술치료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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