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커피의 비밀]브라질과 커피

미국 독립전쟁 이후 미국인들은 홍차보다 커피를 더 많이 마시게 되고, 그 커피의 대부분은 브라질에서 공급됐다.

브라질에 커피재배가 시작된 것은 1727년 멜로 팔헤타라는 포르투칼 청년 장교에 의해서다. 정치적인 임무로 가이아나로 보내진 멜로 팔헤타는 그 곳에 있는 동안 커피의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 그 당시 가이아나는 프랑스령이었는데 프랑스는 커피나무의 국외 유출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었다. 멜로 팔헤타는 커피나무를 브라질에 심게 되면 많은 일자리와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의도적으로 수리남 총독의 부인에게 접근했다. 총독 부인의 신뢰를 얻게 된 어느 날 그는 꽃다발 안에 커피나무와 커피씨앗을 숨겨 그녀에게 전해준다. 이렇게 브라질의 커피 재배는 은밀하게 시작됐고, 세계 최대의 커피 생산국이 되었다.

포르투칼은 브라질 영토를 발견한 후 1531년 브라질에 첫 정착민을 보냈고, 브라질 내륙의 정글까지 들어가 인디언들을 지배하면서 광대한 브라질 영토를 차지하게 된다. 브라질에서 사탕수수 재배를 시작, 이상적인 토양과 기후를 가진 땅인 것을 알아낸 식민지 통치자들은 인디언들을 노예로 일하게 만들었다. 17세기에는 아프리카인들을 노예로 데리고와 노동력을 해결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본국인 포르투칼 외에도 많은 유럽인들이 브라질로 이민을 오게 된다.

1822년 독립 제국이 된 브라질에서는 19세기에 커피가 주요 수출품이 됐다. 브라질산 커피는 한 때 전 세계의 50% 이상을 차지했으나 점점 줄어들다가 현재는 35% 수준으로 회복, 세계 커피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가장 큰 국가 중 하나다. 그래서 브라질은 세계 커피시장에서 거인, 독재자 등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실제로 규모가 큰 로스터 업자들은 브라질의 커피로 블렌딩한다. 브라질산 커피는 부드러우며 치우치지 않는 맛으로 부담없이 편하게 마실 수 있으며 블랜딩에도 잘 어울린다.

커피시장에서의 브라질산 커피는 대체로 물로 세척하지 않고 햇빛에 건조시킨 것을 의미한다. 산토스는 상파울루 근처의 산토스항구에서 수송된 것이다. 브라질의 21개 주에서 재배되긴 하지만 파라나'상파울루'미나스제라이스'에스피리토산토'바히아 등 5개 지역에서 대부분이 생산된다.

전통적인 버번품종에서부터 교배품종까지 다양하게 재배되는데, 어떤 열매는 노란색으로 익기도 한다.

브라질에서 고품질 커피가 급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정기적으로 치러진 농장들의 경기대회. 대회 때마다 브라질의 커피 품질이 전세계적으로 홍보됐고 가장 우수한 커피는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최고급 브라질산 커피를 발견한다는 것이 쉽진 않다. 브라질이 미국 다음 커피소비국인데다 자국 소비자들의 입맛이 점차 섬세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 사람들은 어렸을때부터 커피를 즐겨 마신다. 심지어 많은 초교에서 고품질 커피를 우려낸 다음 따뜻한 우유를 넣은 밀크커피를 급식하고 있다. 커피를 카페인 음료로 인식하기보다는 어렸을때부터 즐겨 마시는 하나의 문화로 보고 있는 것이다.

김영중(영남대사회교육원 커피바리스타과정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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