퉁명스럽고 고집 센 노인 순보. 그는 평생 도시 변두리에서 관을 짜면서 살아온 사람이다. 나름대로 장인의 긍지를 지녔지만 그의 삶은 비 내리는 저녁처럼 우울하다. 순보는 젊은 시절을 방탕하게 보냈고 아내를 돌보지 않아 죽도록 내버려둔 미안함을 형벌처럼 가슴에 안고 살아간다. 순보에게 외동딸 선주는 죽은 아내를 대신하는 인생의 반려자이며 구원자이고 사랑이다.
순보 노인의 30년 지기인 동춘. 그는 중국집을 운영하며 쥐구멍 드나들 듯 매일 순보의 집엘 드나들며 웃음을 선사한다. 시종 넉살 떨고 웃음을 터뜨리지만 동춘 역시 우리 사회의 주변부에 속한 사람이며 외로울 수밖에 없는 사람이다.
죽음이 가까이 와 있기에 더 절실한 삶, 죽는 것보다 더 아픈 건 사람들 기억 속에서 잊혀진다는 것이다. 순보 노인이 흘리는 회한의 눈물은 외로움과 고독의 결정체다. 평생 남의 관을 짜며 살아온 순보는 마지막 가는 길엔 꽃마차를 타고 싶다며 스스로 자신의 관을 짠다. 그리고 아내 곁에 묻힐 준비를 한다.
극단 처용의 겨울 연극 '꽃마차는 달려간다'는 한 노인의 삶을 통해 우리시대 아버지와 가족, 친구와 삶에 대해 묻고 있다. '언어의 마술사'라고 불리는 작가 김태수씨가 대본을, 성석배씨가 연출을 맡았다. 김종련, 김민선, 안건우, 김일우, 엄미경, 김광기, 정은혜, 최광일, 김금희 등이 출연한다.
▶공연안내=∼2009년 2월 28일까지/평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4시·7시 30분, 일요일 오후 7시(월요일 공연없음)/씨어터 우전/053)653-2086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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