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는 향후 40년, 천연가스는 60년, 석탄은 200년가량 지나면 고갈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지구 온난화 문제도 절박하다. 지구 온난화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1997년 교토의정서가 채택됐다. 최근 발표된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 보고서는 2020년 4억~17억명의 인구가 물부족에 시달리고 2050년에 이르면 생물의 20~30%가 멸종되는데, 그 주범이 바로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라고 지목했다.
전세계가 탄소에너지를 대체할 청정에너지에 목을 매는 이유다. 우리 정부도 최근 제1차 에너지기본계획(2008~2030년)을 발표하면서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국가 비전을 내세웠다.
이에 매일신문사는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이 주최하고, 경북대와 두산중공업, 삼성물산이 후원한 '대학생 에너지 캐러밴' 행사를 지난달 29일 경북대와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에서 열었다.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 등 국내외 에너지 환경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 마련한 이 행사에는 대구경북 7개 대학의 에너지 관련 학과 대학생 200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저탄소 녹색성장
'에너지를 덜 쓰면서도 성장하고 쓰더라도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 사회, 그린에너지 산업이 일자리를 만들고 성장동력이 되는 사회, 에너지 위기가 닥쳐도 흔들리지 않는 사회.' 정부가 제1차 에너지 기본계획을 통해 내세우는 비전이다.
지난달 29일 경북대 제1과학관 120호에서 열린 '대학생 에너지 캐러밴'에서 '저탄소 녹색성장 및 정부 제1차 에너지 기본계획'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한 경북대 이상훈 물리 및 에너지학부 교수는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98%에 달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저탄소 사회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자체 조사 결과 2003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 총 에너지 수입액은 383억달러에 달했는데, 지난해에는 상반기 6개월 동안만 702억달러에 달했다"면서 "2003년 우리나라 총 수입 가운데 에너지 수입이 21.4%였지만 지난해 상반기에는 31.9%에 이르는 등 에너지 소비율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대구경북이 그린에너지 산업 최적지
이날 '대구경북 에너지전략 특화사업'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한 경북대 김종달 에너지환경경제연구소장(경제통상학부 교수)은 "그린에너지 산업 육성이 지역발전의 열쇠"라고 강조했다. 태양광, 수소·연료전지 중심으로의 그린에너지 산업화를 통해 미래 에너지 분야 선점은 물론 지역경제 및 고용파급 효과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대구경북의 경우 경북대, 포스텍,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 RIST(포항산업과학연구원) 등 그린에너지 분야의 R&D 인프라가 풍부하고, 태양광·연료전지 관련 우수한 기업들이 많다는 장점을 내세웠다.
또 지역은 그린에너지엑스포, 월드그린에너지포럼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국제회의를 매년 열고 있으며, 특히 최근엔 '2013 세계에너지 총회'를 유치하는 등 에너지 관련 대규모 사업과 행사에 대한 강점도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입장이다.
◆저탄소 사회, 원자력이 이끈다
세계는 1997년 지구 온난화 주범이 되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에 금전적 가치를 부여해 줄여 보자는 취지로 각국에 배출량 상한선을 정하는 등 교토의정서를 체결했다. 우리나라는 2012년까지 탄소배출량 의무감축대상국에서 일단 제외돼 있지만 포스트(post) 교토의정서 체제가 도입되는 2013년부터는 우리나라도 가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상훈 교수는 "전세계의 탄소저감 정책에 맞춰 우리도 그린에너지 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하는데 그 중심에는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 등이 있다"며 "때문에 정부도 석유의존도를 현재 44%에서 2030년까지 33%까지 줄이는 대신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2.4%에서 11%로, 원자력발전의 비중은 36%에서 59%로 각각 늘리기로 발표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원자력은 우리 경제의 석유의존도 및 에너지 수입부담을 완화하고 값싼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데 기여한 경제적인 에너지이다"며 "게다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위험하지도 않으면서도 환경친화적인 에너지"라고 강조했다.
이날 한수원 월성원자력발전소를 견학한 대학생들은 원자력의 안전성과 경제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계명대 김규철(21·에너지환경과학과 2년)씨는 "이번 행사에 참여하기 전만 해도 원자력이라 하면 당장 방사능 위험이라는 생각이 떠올랐는데, 직접 발전소를 구경하고 설명을 들으면서 다른 에너지에 비해 월등하게 경제적이면서 안전한데다 이산화탄소 배출량까지 적은 환경친화적 에너지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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