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11일 일정에 지역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대구에서는 '한나라당 대구시당 부위원장 및 당직자 임명식'이 열릴 예정이다. 박 전 대표는 서상기 시당위원장의 참석 요청에 축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의 관심은 다음 일정에 쏠린다. 지난해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때 안보특보를 지낸 정수성씨가 이날 오후 경주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기로 하고 박 전 대표에게 참석해줄 것을 요청한 것이다. 내년 4월로 예상되는 경주 재선거에 출마설이 나도는 정씨는 박 전 대표의 참석을 통해 친박정서를 자극, 단번에 인지도를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이에 박 전 대표 측에서는 출판기념회 참석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참석 요청은 받고 있지만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박 전 대표가 경주로 갈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정씨가 경선당시 수십 명의 안보특보 중 한 명으로 인연이 그리 깊지 않은데다 이날 오후 서울에서 서강대 동문행사도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는 서강대 행사에 애정을 갖고 매번 참석해왔다.
박 전 대표 주변에서도 정씨의 출판기념회 참석이 단순한 격려성 방문에 그치지 않고 자칫 당내 계파갈등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친박계 한 지역의원은 "아직은 속단하기 어렵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방문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주에서는 친이계 핵심그룹의 일원인 정종복 전 의원이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낙선한 정 전 의원은 현지에 상주하면서 재기를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고, 이상득 의원도 그를 돕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박 전 대표가 경주를 방문할 경우 '친이'측을 자극, 친이-친박간 계파대결이 촉발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정 전 의원은 이와 관련, "원칙을 중시하는 박 전 대표께서 당협위원장이 있는 지역에서 출마를 위해 출판기념회를 여는 사람을 지원하는 행보는 하지않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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