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약이 되는 의료상식]식중독

"식중독, 장염, 세균성 이질, 전염병, 세균, 바이러스, 노로바이러스, 병원성 대장균. 도대체 뭐가 뭔지, 어떤 관계가 있는 건지… 헷갈리네."

식중독은 한마디로 음식 또는 물을 먹은 뒤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을 총칭하는 말로 보면 된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질환은 다양한데, 크게 미생물과 화학물질로 나뉜다. 미생물로 인한 식중독은 다시 세균성과 바이러스성으로 나뉘고, 세균성은 또다시 감염형과 독소형으로 분류된다. 미생물 감염에 의한 식중독은 몸속으로 들어온 세균이 장 점막에 침범해 식중독을 일으키는 것인데, 병원성 대장균, 살모넬라, 장염비브리오 등이 대표적이다. 또 독소형 식중독은 세균이 이미 식품에 만들어 놓은 독소를 먹어 발생하는 독소 섭취형과 몸속에 들어온 세균이 장에서 독소를 만들어 식중독을 방생시키는 생산형으로 구분된다. 독소 섭취형엔 포도상구균, 독소 생산형엔 장독소형 대장균이 대표적이다. 공기, 물, 직접 접촉 등으로 전염되는 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엔 노로바이러스 등이 있다.

화학물질로 인한 식중독은 자연 독과 화학적 물질에 의한 경우로 나눌 수 있는데 자연 독은 동물성(복어독), 식물성(감자 및 버섯독), 곰팡이(황변미독) 등에 의한 중독으로 구분된다. 화학적 물질에 의한 경우는 또다시 식품첨가물, 잔류 농약, 유해성 금속화합물, 메탄올, 구리, 납, 비소 등의 물질 섭취로 인한 중독으로 나뉜다.

그렇다면 식중독의 원인이 되는 세균과 바이러스는 어떻게 다를까. 세균은 균에 의한 것 또는 균이 생산하는 독소에 의해 식중독을 일으키는 것으로, 온도·습도·영양성분 등 조건이 맞으면 자체 증식이 가능하다. 반면 바이러스는 크기가 작은 핵산(DNA 또는 RNA)과 단백질로 이뤄진 세균보다 작은 생명체로, 자체 증식이 불가능해 숙주에 의존해서 증식한다. 세균은 수백~수백만 등 일정량 이상의 균이 있어야 발병할 수 있지만 바이러스는 10~100개만 있어도 발병 가능하다. 증상은 설사, 구토, 메스꺼움, 발열, 두통 등으로 둘 다 비슷하다. 세균은 항생제 등으로 치료 가능하고 일부 균은 백신이 개발돼 있지만 바이러스는 현재까지 이렇다 할 치료법이나 백신이 없다.

식중독과 장염은 또 어떤 차이가 있을까. 한마디로 식중독에 걸려 나타나는 결과가 장염이고, 장염 원인 중 하나가 식중독으로 보면 이해하기 쉽다. 식중독은 장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을 통틀어 부르는 명칭인 만큼 장염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고, 장염은 식중독 또는 세균 감염 등에 의해 장 점막이 손상되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식중독은 궤양성 대장염, 크론씨병 등과 함께 장염의 다양한 원인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또 식중독과 세균성 이질, 콜레라 등은 어떻게 다를까. 세균성 이질, 콜레라 등도 식중독이나 장염의 원인으로 볼 수 있지만 별도로 취급하는 게 보통이다. 병의 중한 정도에 따라 나누는 법정 전염병 분류에도 콜레라, 장티푸스, 세균성 이질 등은 발생 즉시 환자 격리가 필요한 법정 제1군 전염병에 속해 있고, 식중독을 일으키는 원인 병원체 상당수는 지정 전염병에 포함돼 있다. 이들 역시 장에 염증을 일으켜 설사, 복통, 발열 등의 증상을 유발시키는 것은 비슷하다.

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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