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을 둘러싼 '상왕(上王)정치'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지난 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 의원이 정무위 등 당소속 의원들의 입법 관련 동향을 분석한 문건을 안경률 사무총장 등과 함께 보고 있는 장면이 카메라에 찍히면서 야당뿐만 아니라 당내에서조차 '상왕정치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게 된 것이다.
이에 당사자인 이 의원 측은 "그날 점심때 만난 금융계 인사가 뭘 하나 주기에 받아서 보지도 않고 본회의장에 들어와 펼쳐본 것"이라며 "비밀문건도 아니고 해프닝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즉 시중에 돌아다니는 사설정보지일 뿐 당이나 정부 측에서 만든 것이 아니라는 해명이다.
이에 대한 당내 시각은 대체로 '일단 지켜보자'면서도 이 의원 측의 해명을 선뜻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출처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본회의장에서 그런 문건을 본 것은 오해를 살 만하다는 것이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여당이 됐는데도 감시 감독을 받는다는 게 기분 나쁘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문건에서 동의명령제에 반대한 것으로 지적된 김영선 정무위원장은 "동의명령제가 상정이 안 된 것은 3당 간사 간 합의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지 내가 반대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정무위 소속 조윤선 대변인은 '일단 누가 만든 문건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조 대변인은 8일 "이 문건을 보면 국정감사장이나 상임위 현안질문 등을 토대로 개별 의원들의 입법성향을 모니터한 정도로 아주 정확한 자료는 아니다"며 "외부에서 나름대로 만든 거라면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정무위의 한나라당 간사인 박종희 의원도 해명자료를 통해 "문건은 기초자료조차 틀리며 그 정도는 누구나 만들 수 있다"면서 "당에서 만든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한구 예결위원장도 "금융계 입장에서 이런 식으로 의원들의 성향을 분류해 대처할 수는 있을 것 같다"고 말한 뒤, "하지만 당에서 만든 문건이라면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명규 당 전략기획본부장은 "출처를 일단 알 수 없기 때문에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기 어려우며 더 지켜보자"고 말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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