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新 맹부 맹모 다이어리] '여섯살 소리내어 읽어라' 저자 홍경수씨

소리 내어 책 읽으면 어휘력 저절로 쑥쑥

▲ 아이들에게 소리 내어 책을 읽어주고 있는 홍경수씨는 낭독은 아이들의 감각을 일깨워주고 부모의 사랑을 느끼게 해 주는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21세기북스 제공
▲ 아이들에게 소리 내어 책을 읽어주고 있는 홍경수씨는 낭독은 아이들의 감각을 일깨워주고 부모의 사랑을 느끼게 해 주는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21세기북스 제공

"책을 쓰면서 낭독을 통한다면 아이를 잘 키울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낭독으로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확신은 더욱 굳건해졌습니다."

'여섯살, 소리 내어 읽어라'(21세기북스)의 저자 홍경수(41·KBS PD)씨는 '낭독의 발견'을 처음 기획해 2004년 한국방송대상 우수작품상을 받았고, 지난해엔 '단박 인터뷰'를 기획해 '단박'이라는 말을 되살리고 애창곡 질문을 퍼뜨렸다. 그는 자녀교육에 있어서 '낭독의 힘'을 강조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낭독으로 영어, 일어, 독일어 공부를 해온 홍씨는 '낭독의 발견'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낭독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됐다고 한다. 지난해 가을부터 여섯 살 쌍둥이 자녀(윤서·윤재)에게 잠들기 전에 책을 2권씩 읽어주고 있다. 지금까지 소리 내어 읽어준 책은 200여 권 정도. "아빠를 어려워하고 엄마하고만 친밀했던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기 시작하면서 아이들이 저를 좋아하고 따르게 됐습니다."

그는 낭독의 효과를 이렇게 설명했다. "낭독은 생각, 청각, 근육의 움직임 등 여러 요소가 텍스트(책)와 교감하는 과정입니다. 책의 내용이 우리 몸의 근육, 피부를 통해 온전히 침윤되도록 합니다. 책의 내용이 체화되는 것이죠." 아이 스스로 소리 내어 책을 낭독하면 어휘력 신장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구구단이나 '천자문'을 소리 내어 읽는 것이 기억에 더 잘 남는 것처럼, 소리 내어 발음해 본 단어는 묵독할 때에 비해 아이들의 머리 속에 더 잘 남는 경우가 많다는 것. 눈뿐만 아니라 입과 귀가 함께 기억하기 때문이다.

낭독은 또한 아이를 껴안아주는 일 못지않게 중요한 사랑표현 방식이라고 한다. 껴안아주기와 낭독의 공통점은 뭘까? 그는 "특별히 돈이 드는 일이 아닙니다. 또 시간과 관심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효과가 매우 높은 사랑법입니다."

홍씨는 일본에 다시 낭독 붐이 일고 있다고 소개했다. 과거 어린이들의 외국어교육이나 고령자들의 건강 유지를 위해 활용되던 낭독이 최근 30, 40대로 급속히 파고들고 있다는 것.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낭독 열풍이 디지털시대에 대한 반작용이라고 보고 있다고 하다. 이메일과 댓글달기 등 '디지털 소통'이 앞서는 정보화사회에서 오히려 육성 언어의 소중함을 인식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게 낭독 열풍의 배경이라고 했다.

그는 자녀에게 책을 읽어주지 않는 부모에게 조언했다. "아이에게 이야기로 샤워해 주는 방법을 써보기를 권합니다. '이야기 샤워'란 말 그대로 샤워하는 것처럼 아이들을 언어라는 물줄기에 내맡기는 것입니다. 맥루한의 미디어 이론에 따르면 언어라는 자극이 아이들의 감각을 마사지해 준다고 합니다."

유치원에 다닐 나이인 홍씨의 자녀들은 요즘 집에서 논다. 올해 유치원에 들어갔으나 아이들이 힘들어 하는 것 같아 보내지 않고 있다는 것. 일주일에 한 번 체육수업을 하러 가고 영어로 책 읽어주는 방문교사의 도움을 받을 뿐이다. "요즘 유치원에서도 영어수업을 할 정도로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공부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유년기에는 몸과 마음이 올바르게 형성되도록 도와주고 세상살이에 필요한 기초를 잘 닦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부는 그 뒤에 해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그는 비록 늦게 시작했지만 책 읽어 주기를 자녀가 대학생이 된 뒤에도 계속할 생각이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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