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학교] 상주 모서초교

▲ 상주 모서초교 다솜이 사랑방은 다문화가정 주부들을 대상으로 기초 한글교실 등 다양한 한국 적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상주 모서초교 제공
▲ 상주 모서초교 다솜이 사랑방은 다문화가정 주부들을 대상으로 기초 한글교실 등 다양한 한국 적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상주 모서초교 제공

상주 시내에서 25㎞쯤 떨어진 모서초교는 전형적인 농촌 학교다. 그렇다 보니 학교 주변에 유독 다문화가정이 많다. 학생 중에서도 '다솜이'(다문화가정 자녀)가 5명이나 되는 데다 입학을 앞둔 미취학 다솜이도 17명이나 된다.

전태영 교사는 "어머니가 외국인의 경우 한국어가 서툴러 자녀가 입학하더라도 언어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다솜이 사랑방'이다. 다솜이 학생들을 가르치기 전에 다문화가정 주부들을 대상으로 교육이 필요했다는 것.

올해 3월 학교 내 도서관 한쪽에 마련된 다솜이 사랑방은 매주 월·화요일에 1시간 30분 정도 인근 다문화가정 주부 16명을 초청해 다양한 적응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기초 한글교육을 비롯해 수학교실, 세계전통문화 체험, 전통놀이 체험, 컴퓨터 정보검색 등을 가르치고 있는 것. 또 주부들의 수준에 맞춰 수준별 교재를 채택해 맞춤식 교육을 하고 있다.

전 교사는 "상주시여성회관과 연계해 오전엔 그곳에서 한글교실 수업을 듣고 바로 우리 학교로 와서 프로그램을 수강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월엔 이 학교 강당에서 다문화 축제도 열었다. 다문화가정 주부들이 각자 모국의 전통의상을 입고 와서 자기나라의 전통음식 및 놀이를 소개하고 그동안 다솜이 사랑방에서 갈고 닦은 노래도 부르는 등 다함께 어우러지는 행사를 가진 것이다.

전 교사는 "아기를 안고 와서 또박또박 글씨를 써내려가는 모습이나 'ㅊ' 발음이 잘 되지 않아 '고추'를 '고주'라고 말하는 모습 등 조금은 안쓰러우면서도 정겨운 장면을 많이 보게 된다"며 "다문화가정 주부들이 모두 열의를 갖고 적극 참여하다 보니 처음보다 실력이 부쩍 는 주부들이 많다"고 말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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