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영어공부의 백미는 '영어에세이'라고 곧잘 이야기한다. 하지만 영어에세이를 잘 쓰기 위해선 단순히 글 쓰는 능력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어휘력과 독해력, 표현력 등 종합적인 능력이 깔려 있어야 영어에세이를 완성할 수 있다. 대구경북에서 열린 영어에세이 대회에서 최고의 실력을 인정받은 고교생 2명을 만나 그들의 공부법을 들어봤다.
◆대구 영어에세이 대회 대상-능인고 2학년 임영환군
지난 11월 초 '대구 영어에세이 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능인고 2학년 임영환군. 임군은 이른바 '해외파'다. 6세 때 미국에서 박사 과정을 밟는 아버지를 따라 미국 뉴저지로 유학을 간 것. 그곳에서 임군은 중2 때까지 생활했기 때문에 영어에 대한 기본 실력은 갖추고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국내에 돌아와서 자신의 영어 수준에 안주하지 않고 실력을 꾸준히 높이기 위해 남모르는 노력을 기울였다.
학교에서 쉬는 시간이나 방과 후에 시간이 날 때마다 자서전을 비롯한 영어원서를 꾸준히 읽었다. 300페이지 가까이 되는 책을 일주일에 한 권 정도는 독파한 것. 임군은 "어릴 때부터 어머니가 도서관에서 영어책을 빌려와서 많이 읽어주셨고 미국에 있을 때도 영어를 따라잡기 위해 일주일에 수십권의 책은 읽었다"고 말했다. 그는 영어책을 읽는 것이 언어 감각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책을 읽을 땐 항상 사전을 곁에 두었다. 하지만 외우기보다는 영어 단어 자체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임군은 "언어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영영사전이 그런 면에서 효과적"이라고 했다.
또 중3 때부터 영자 주간지인 '뉴스위크'를 구독했다. 뉴스위크를 보면서 시사상식은 물론, 살아있는 영어표현 등을 익힐 수 있었다는 것. 특히 칼럼을 꼼꼼히 읽으면서 논술력도 기를 수 있었다. 임군은 "학생들 가운데엔 한국식 표현을 그대로 영어로 번역하는 경우가 빈번한데 이렇게 되면 표현이 틀리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오류를 줄이기 위해선 주간지를 꾸준히 읽으면서 미국식 표현을 익혀야 한다"고 했다. 틈틈이 'CNN'을 보거나 미국 야후 홈페이지를 방문해 뉴스를 영어로 확인하는 것도 그의 일상이었다.
미국에서 사귀었던 친구들과 컴퓨터를 통해 정기적으로 화상 채팅을 하는 것도 생생한 영어표현력을 키우는 비결이었다. 주로 주말을 이용해 2~3시간을 이야기하면서 영어 감각을 유지한 것. 임군은 "요즘은 인터넷에서 펜팔 프로그램도 많이 있어 이를 이용하면 영어 실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많이 된다"고 했다. 그래서 주위 친구들에게 펜팔 대상을 소개시켜 주기도 했다고 한다.
"영어는 쓸수록 늘기 때문에 스피치나 글짓기 대회 등은 기회가 생길 때마다 꼭 참가하는 적극성도 필요합니다."
◆경북 고교 영어에세이대회 최우수상-구미여고 1학년 서가람양
10월 말 열린 '제1회 경북 고교 영어에세이 경연대회' 일반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구미여고 1학년 서가람양은 어렸을 때부터 영어와 친숙했다. 부모가 틈만 나면 영어 동요나 애니메이션 등을 TV로 보여준 덕분이다. 서양은 "거의 매일 2시간이고, 3시간이고 본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를 통해 영어와 거리감을 상당 부분 좁혔고 영어를 공부가 아닌 언어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는 것. 이런 친숙함은 자연스레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팝송으로 연결됐다. 길거리를 가거나 자동차를 탈 때마다 좋아하는 팝송을 골라 이어폰을 귀에 꽂았다. 여러 차례 듣다가 모르는 단어나 표현이 나오면 즉시 가사를 찾아보고 사전을 폈다. 서양은 "팝송을 많이 들으면서 단어뿐 아니라 영어 표현이 귀에 익게 되고 결국 영어 글을 읽을 때도 각종 표현들이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그녀의 영어 실력이 크게 는 것은 중3 때 시작한 토익(TOEIC) 공부가 결정적이었다. 중학생에겐 토익이 상당히 어렵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일단 도전했다. 서양은 "어차피 고등학교 때나 대학교 때 공부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리 해본다는 느낌으로 토익 책을 샀다"고 말했다.
그녀가 처음 본 것은 '해커스 토익'. 초반엔 너무 어려워 잘 들리지 않는데다 모르는 단어가 많아 사전 찾는 데 시간을 다 뺏겼다. 하지만 단어장을 만들어 '달달' 외웠다. 듣기의 경우도 수시로 이어폰을 꽂아 이해가 될 때까지 되풀이해 들었다. 서양은 "계속 이렇게 훈련하니까 약 6개월 이후부터 귀가 뚫리기 시작했고 어휘력이나 독해력 또한 크게 좋아졌다"고 했다. 영어학원을 꾸준히 다니면서 그곳에서 일주일에 한차례 정도 배부하는 영자신문을 꼬박꼬박 읽었다.
이런 바탕에서 그녀는 대회를 2주 정도 남기고 실전처럼 글쓰기를 맹연습했다. 매일 새로운 주제를 정해 영어로 글을 써보기 시작한 것. 서양은 "토익 등을 공부한 덕분인지 영어 글쓰기를 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던 것 같다"며 "어떤 사물이나 상황을 보거나 생각할 때 한번씩 영어로 생각해보는 습관을 기른 것이 영작문에도 도움이 됐다"고 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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