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총학생회장 선거에서 대학 선거 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돼 진상조사가 실시되고 있다.
경북대 단과대학별 학생회장들로 구성된 중앙운영위원회는 8일 "지난달 말 실시된 제41대 총학생회장 투표 후 개표 과정에서 수백표 이상의 대리투표 의혹이 제기돼 별도의 '총학생회 선거 부정행위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 진상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상조사위는 "이번 부정선거 의혹을 조사한 결과, 농업생명과학대 투표함 3개 가운데 2개에서 동일 후보에 기표된 30장 이상의 투표용지가 한꺼번에 접혀져 있는 상태로 발견된 것을 확인했으며, 또 선거인명부 서명란에 연속적으로 동일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필체의 서명을 발견했다"고 이날 밝혔다.
동일인 추정 필체의 서명 문제와 관련해 진상조사위가 해당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당시 짧은 시간에 수백명의 유권자가 몰리는 바람에 부득이하게 한 사람이 대신 서명을 해줬다"는 진술이 나오는 등 부정행위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표 당시 대리투표 의혹이 제기되자 대학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농생대 투표함에 대한 개표 작업을 중단한 채 대구 북구선거관리위원회에 질의해 '대리투표는 무효표로 하되 투표율에는 포함시킨다'는 유권 해석을 받고 12시간 만에 개표를 재개, 농생대 2개 투표함에 든 708명의 표를 모두 무효처리했다. 이 무효표는 경북대 내 전체 무효표(993표)의 71%를 차지하는 수치로, 대학 선거 사상 유례가 없는 일로 알려지고 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지난번 선거 때 선거인명부와 이번 선거에 사용된 선거인명부의 서명을 대조해본 결과 동일인인데도 다른 서명을 다수 발견해 확인절차를 거치고 있다"며 "이번 부정선거가 특정 선본과의 유착관계가 있는지에 대해 철저히 밝힐 계획이며, 대리투표 등 부정행위자에 대해서도 학교 징계위원회에 회부하는 등 처벌 방안도 논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북대는 2006년 총학생회장 선거에서도 자연대에서 일부 대리 투표가 확인돼 전체 6개 투표함 가운데 1개의 투표함을 무효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