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활 신조는 '가난과 교육에 대해 자식에 대물림을 하지 말자'였다. 청도에서도 제일 오지인 금천면 소천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찰에 들어와 지금까지 공적인 업무든 사적인 일이든 한번도 소홀히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당시 경찰 월급이 15만원 정도밖에 되지 않아 아내가 집에서 부업으로 양봉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 밑천으로 경북대 의과대학에서 의학 박사과정을 하고 주변에 좋은 지인들을 많이 만나게 된 것 같다.
내가 안상규 사장을 만난 것은 20여년 전 아카시아꽃 향기가 팔공산 자락을 휘감고 있을 때였다. 취미로 시작한 초보 양봉인을 위해 벌꿀 수확과 사육기술을 열정적으로 전수해 주는 그의 모습에 나는 큰 고마움을 느꼈다.
그렇게 꿀벌로 인하여 맺게 된 인연은 가는 길은 달라도 지금까지 동료로, 친구로 이어져오고 있다. 안상규 사장을 보면 늘 연구하는 사람이다. 우량한 여왕벌을 개발하고, 최상의 벌꿀을 생산하기 위하여 온갖 실험과 노력을 끊임없이 하는 말 그대로 탱크 같은 사람이다.
그는 참 특이한 양봉인기도 하다. 꿀벌들과의 대화를 시도한다고 온몸에 벌을 붙이는 기행도 서슴지 않는 별난 사람이다. 덕분에 방송에 수없이 많이 출연했고,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안 사장은 추운 겨울이 되면 대구역 주변 노숙자들에게 방한 파카와 벌꿀을 나누어주는 행사를 수년째 하고 있다. 추위에 떠는 노숙자들에게 파카를 입혀주며 같이 울어주는 가슴이 따뜻한 사람이다. 2년 전에는 골수암으로 시한부 삶을 살고 있으나 수술비가 없어 애태우는 낯 모르는 한 젊은이를 위해 상당한 금액을 전달하고, 이 사연을 매일신문에 소개하여 수많은 사람의 동참을 이끌어내어 한 생명을 살리는 각고의 노력을 하기도 했다.
또한 안 사장은 경찰의 연말 비상근무시에는 일일이 전경버스에 올라 뜨거운 꿀차로 사기를 진작시켜주고 작년에는 대구시 기초생활수급자들에게 연탄 2만장과 벌꿀을 아낌없이 보내준 적도 있다. 그는 늘 이 지역 사회를 위해 벌꿀처럼 달콤하고, 꿀벌처럼 말없이 도와주며 사는 '인간 꿀벌'과 같은 양봉인이다.
김기정 대구 수성경찰서 강력2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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