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소기업 지원? 현장엔 돈줄 막혀"

중소기업청장과의 대화…기업인들 질문 쇄도

▲ 홍석우 중소기업청장(왼쪽 다섯번째)이 9일 오후 대구경북지역 중소기업 대표들과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정우용기자 vin@msnet.co.kr
▲ 홍석우 중소기업청장(왼쪽 다섯번째)이 9일 오후 대구경북지역 중소기업 대표들과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정우용기자 vin@msnet.co.kr

9일 오후 대구 성서산업단지내 (주)메트로닉스 회의실에서 열린 '대구경북 중소기업인과 홍석우 중소기업청장과의 현장 대화'에서 기업인들은 "중소기업을 위해 수백, 수천억원씩 지원한다는 발표가 있지만 기업 현장에서는 돈 줄이 막혀 자금난을 겪고 있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주)TKD 손진일 대표는 "현재 원자재를 구입해 놓고 70억원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으나 제품을 생산해 내기 위해 운전자금이 필요한데 돈 줄이 막혀 어렵다"면서 "흑자부도가 나지 않도록 정부 정책자금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해원산업(주) 남원식 대표는 "은행들은 재무제표를 보고 대출을 해준다. 재무제표가 좋은 기업들은 대출받을 필요가 없는데도 대출을 받고 정작 정책자금 등 돈이 필요한 기업은 대출을 받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돈이 당장 필요한 기업들에게 돈이 돌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건의했다.

(주)대세기업 정반수 대표는 "2005년 10월까지 거래 은행 대출 이자가 5.7%였지만 계속 인상돼 지난달에는 8.9%까지 치솟아 중소기업이 돈벌어 은행에다 이자 갚다보면 남는게 없다. 이자율 인하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한국OSG(주) 정태일 대표는 "경제 비상시국임을 감안해 신용보증과 기술보증에서 6개월 또는 1년간 한시적으로 평가기준을 완화해 자금이 필요한 업체에 정책자금이 제때 지급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우경산업(주) 김기우 대표와 노계자 우주IND 대표는 "최저임금제 때문에 근로자들이 55∼57세가 되면 퇴직을 한다. 이들이 낮은 임금을 받고도 60∼65세까지 일을 하고싶어 하지만 고용을 할 수 없고, 외국인 근로자들의 최저임금도 국내 근로자들과 차등 적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밖에 ▷농공단지 입주업체에 대한 면세유 공급 ▷재활용품의 공공기관 구매 확대 ▷공공기관의 중소기업 제품 의무구매 비율준수 ▷여성장애인기업 국가산업단지 우선 입주 등의 요구도 쏟아졌다.

이에 대해 홍석우 중소기업청장은 "한국은행이 돈을 풀면 시중은행은 한국은행에 빚진 것을 되갚는 등 둘 사이에서만 돈이 오가고 있다"며 "자금이 기업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신보와 기보 등 보증기관을 통해 대출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공공 의무구매 비율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은 담당 공무원들이 제품에 문제가 됐을때 징계를 받을 수 있어 기피하고 있는 만큼 면책 규정을 추진하고 있고, 현재 0.7%에 불과한 분리발주 비율도 내년에는 7%까지 끌어 올려 중소기업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 청장은 "최저임금제 문제는 정부에서 손을 보려고 하지만 여러가지 사정이 있다"며 ""내년초에는 공공구매 사업을 앞당겨 발주하고 , 정책자금도 1∼3월까지 필요한 기업에 배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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